연지민 시인, 한글·영문 동시집 동시 출간

동시집 ‘숫자 3은 깨지기 쉬워요’ 표지.
동시집 ‘숫자 3은 깨지기 쉬워요’ 표지.

 

연지민 시인.

연지민 시인(사진)의 두 번째 동시집 ‘숫자 3은 깨지기 쉬워요’가 한글판과 영어판으로 동시 출간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 동시 문단 최초의 이중언어 동시집으로, 도서출판 ‘놀북’의 첫 프로젝트 작품이다.

연지민 시인은 “동시는 아이들만의 문학이 아니다”라는 믿음으로 두 번째 동시집을 세상에 내놓았다.

‘숫자 3은 깨지기 쉬워요’는 낯선 언어와 감정에 서툰 아이들도 시를 놀이처럼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으며, 한 편의 시가 한글과 영어로 나란히 담겨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언어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전한다.

이번 동시집에는 4부 구성으로 총 50여 편의 동시가 실렸다.

시인은 눈사람에게 야옹거리는 고양이, 복숭아밭을 지키는 강아지, 그리고 눈 내린 홍시 위의 고요한 풍경처럼 ‘지나칠 수도 있었던 찰나의 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해냈다. 숫자 3처럼 균형과 위태로움 사이를 오가는 관계의 감정선을 따뜻하고 정갈한 시어로 풀어낸다.

전병호 문학평론가·시인은 “소재와 시선, 표현 모두 기존 동시들과는 결이 다르다”며 “그의 동시는 관습적이고 반복적인 동시 문학에 신선한 반성과 자극을 던진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출간은 출판사 ‘놀북’의 창립 프로젝트이자 첫 동시집이다. 한글·영어 이중언어 구성은 단순한 번역을 넘어서 아이들에게는 자연스럽고 리듬 있는 언어 학습의 기회를, 어른들에게는 상상력의 확장과 비교적 새로운 감상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연 시인은 “아동문학은 갈수록 어려운 문학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어른이 아이의 세계를 그린다는 것 자체가 모순일 수 있기에 늘 고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동시집은 모두가 어린아이였던 시절을 다시 마주 보는 작업”이라며 “내 안의 동심을 시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출간 소감을 전했다.

연지민 시인은 2023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에 당선된 이후 본격적으로 동시단의 주목을 받아왔다. 현재 청주를 중심으로 활발한 문학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번 동시집은 2025년 충북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에 선정작이다.

저서로는 동시집 ‘타잔이 나타났다’, 수필 ‘그 천혜의 비상, 충청의 천연기념물’, ‘천년의 미소에서 꽃이 피다’, ‘물길, 세종대왕의 꿈을 담다’ 등이 있다. /김재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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