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형 총장 "작은 실패의 공유가 혁신의 씨앗"
실패연구소, 국민 참여형 '실패 공유 행동 제안' 발표
AI·청년세대와 함께 전국 확산 캠페인 본격 추진
성공의 그림자 뒤에는 언제나 수많은 실패가 있다. KAIST가 그 실패의 가치를 재조명하며 국민 모두가 함께 웃고 배우는 '실패문화 확산 캠페인'을 시작한다.
KAIST는 13일 '세계 실패의 날'을 맞아 국민 누구나 일상 속 작은 실패를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전국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단 하루라도 실패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경험으로 전환하는 문화를 확산시키겠다는 취지다.
이광형 총장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야말로 진정한 혁신의 출발점"이라며 "13일 하루만이라도 오늘 내가 겪은 작은 실패를 떠올리고 나누자. 그 순간이 다음 도전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실패의 날'은 2010년 핀란드 알토대학교 학생들이 "도전의 본질에는 실패가 있다"는 신념으로 만든 날이다. 당시 노키아 몰락과 고용 불안 속에서 젊은 세대의 자존감을 회복시키며 전국 캠페인으로 번졌고, 이후 독일·영국·캐나다 등으로 확산되며 '실패를 성찰하는 세계적 운동'으로 자리 잡았다.
KAIST는 2021년 '실패연구소'를 설립하며 한국 사회의 실패 인식 전환을 선도해왔다. 지난 2024년 KAIST 구성원 대상 조사에서 73.9%가 "새로운 시도를 장려하는 분위기"라고 답했으며, 52%는 "실패에 관대한 환경"이라고 응답해 전국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연구와 학습의 현장에서 '실패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이미 뿌리내렸음을 보여준다.
이 총장은 자신의 SNS에 직접 '기부금 제안을 거절당했던 일화'를 공개하며 이번 캠페인 참여를 독려했다. "그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오히려 그 경험이 더 단단한 시도를 이끌었다"며 "작은 실패라도 나누면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고 전했다.
KAIST 실패연구소는 국민이 쉽게 동참할 수 있도록 '실패 공유 행동 제안'을 발표했다. 제안에는 △가족·친구와 '오늘의 실패' 나누기 △직장·학교에서 '실패 한 줄 공유' 시간 운영 △SNS에 일상 속 실패담 올리기 △실패를 유머로 표현한 밈 제작 등 누구나 실천 가능한 참여형 활동이 담겼다.
KAIST 조성호 실패연구소장은 "실패를 가볍게 나누는 순간, 시선이 달라지고 마음이 유연해진다"며 "KAIST 구성원의 높은 실패 수용도 역시 이런 문화가 자리 잡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실패연구소는 그동안 '망한 과제 자랑대회', '실패 에세이 공모전', '실패 포토보이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실패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문화를 꾸준히 확산시켜왔다. 2024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0% 이상이 "이러한 활동이 회복력과 유연성 향상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올해는 그 성과를 전국으로 확장해 'AI×실패 아이디어 공모전'을 비롯한 대국민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특히 상위 10개 팀은 오는 11월 7일 KAIST에서 열리는 '실패 학회'에서 혁신 아이디어를 발표하며 실패 경험을 창의적 성과로 연결짓는 자리를 갖는다.
이 총장은 "KAIST는 국민과 함께 실패를 성찰하고 나누는 문화를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켜 나아갈 것"이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회가 결국 도전과 혁신이 살아 숨 쉬는 미래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캠페인 참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KAIST 실패연구소 홈페이지(https://caf.kaist.ac.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전=이한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