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도로 약속하고 자전거도로로 대체
市 "관련 예산 세워 가능 여부 판단"

충북 충주시 앙성면 비내마을 주민들이 18년 전 인근 골프장 조성을 추진할 당시 약속했던 우회도로 개설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16일 충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시는 골프장 우회도로 설치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 충주 비내마을 주민들이 16일 충주시청 앞에서 골프장 우회도로 개설 약속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 충주 비내마을 주민들이 16일 충주시청 앞에서 골프장 우회도로 개설 약속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과 시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이 마을에 A골프장 조성이 추진되면서 농어촌도로 일부가 골프장 예정부지에 포함됐다.

이로 인해 주민들이 면소재지로 나갈 때 사용하던 도로를 쓸 수 없게 되자, A골프장 측은 우회도로 신설을 약속했다.

A골프장은 1구간(비내마을~A골프장 입구)과 2구간(A골프장 입구~B리조트)으로 나눠 2021년 말까지 우회도로를 개설하고, 시에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사업을 승인받았다.

이후 골프장 출입에 필요한 1구간 도로 개설은 이행됐으나 2구간 도로는 2022년 3월 비내섬~C온천 구간 자전거도로 개설로 대체됐다.

주민들은 "이 같은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됐는데, 시가 2022년 3월 당시 마을 이장 등 주민 3명, 골프장 임원 1명과 모임을 가진 후 우회도로 대신 자전거도로 신설이 결정됐다"며 분개했다.

이들은 "주민 교통권을 위한 우회도로 신설을 백지화하고 엉뚱한 자전거도로를 만들겠다는 골프장 측과 시의 행태에 답답하고 억울한 심정"이라며 "또 주민들은 알지도 못하는 주민설명회를 열어 약속을 뒤집는 시의 밀실행정에 분노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대해 시는 우회도로 대신 자전거도로로 대체된 과정에 절차상 하자는 없다면서도, 주민들이 요구하는 우회도로 개설 타당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시 관계자는 "농어촌도로 개설과 관련해 내년도 기본설계비 예산 1500만원을 신청해 놓은 상태"라며 "주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노선안이 마련되면 추진 가능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충주=이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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