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티 구조서 착안한 혁신적 증발 시스템
광섬유로 빛을 모아 초염수도 깨끗하게
자가 세정 기능까지 갖춘 담수화 솔루션
한 줄기 햇살이 바닷물 속 염분을 이겨내며 깨끗한 물로 바뀌는 순간, 그 중심에는 국립한밭대학교의 혁신 기술이 있다.
한밭대 화학생명공학과 최원산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역필로티(Piloti-inspired inverted) 증발기'가 태양광 담수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이 연구는 실험의 영역을 벗어나, 세계적 물 부족 시대에 에너지 효율과 지속 가능성을 함께 구현한 획기적 전환점이다. 기존 태양광 담수화 기술이 염 결정화로 인해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한계를 안고 있었지만, 한밭대 연구팀은 이를 구조적·광학적 설계 혁신으로 해결했다.
연구의 핵심은 '광섬유 기반 내부 빛 유도 기술(Light-guiding fiber)'과 '희생형 고분자 피막(Sacrificial polymer skin)'의 결합이다. 빛은 손실 없이 내부로 집중돼 증발 효율을 높이고, 피막은 표면에 쌓이는 염을 자연스럽게 녹여내 장시간 안정적 구동을 가능하게 했다.
특히 초염수(20wt% NaCl) 환경에서도 효율 저하 없이 작동하는 이 기술은 기존 한계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중공형 구조의 '역필로티' 디자인은 열 대류와 빛의 산란을 동시에 최적화해 태양광 흡수율과 증발 속도를 극대화했다.
최원산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술적 개선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려, 태양광 담수화의 한계를 새롭게 정의한 시도다"며 "자가 세정(Self-cleaning) 메커니즘과 빛을 포집하는 구조 설계를 통해 에너지 소모 없이도 고염도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는 화학·소재·공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 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CEJ)' 최신호에 게재되며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대전=이한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