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대책만으로 교통 흐름 개선 가시화
BRT 연결도로 개통·차로 확장 등 효과 뚜렷
2026년 완공 때 북서권 도로망 대전환 예고
대전의 교통 지도가 조용히 바뀌고 있다. 대전시가 추진 중인 '유성IC~구암역삼거리 구조개선사업'이 본격 착공 전부터 시민들이 체감할 만한 교통 개선 효과를 내며, 서북부 교통체계 혁신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 사업은 구암교차로 신설을 중심으로 교통 정체가 극심했던 유성IC~구암역 구간의 흐름을 새롭게 재설계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시는 지난 9월, 본격적인 공사에 앞서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네 가지 사전 전략을 가동했다. △BRT 연결도로 임시 개통 △침신대네거리 차로 확장 △반석네거리 보행 동선 재정비 △유성복합환승센터 진입도로 개설 등이다. 이 중 환승센터 진입도로를 제외한 세 가지 조치는 이미 10월 초 완료됐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교통 빅데이터 분석 결과, 반석네거리 횡단보도 정비 이후 침신대네거리~노은지하차도 구간의 통행속도가 출퇴근 시간 모두 뚜렷하게 향상됐다. 출근길 기준 상행은 13.79km/h에서 13.87km/h로, 하행은 15.41km/h에서 20.08km/h로 30% 가까이 빨라졌고, 퇴근길에도 상행 6%, 하행 22%가 개선됐다.
대중교통의 효율도 높아졌다. 충남대에서 세종고속시외버스터미널을 잇는 M1 노선의 출퇴근 평균 소요시간이 약 4분 단축되면서, 중앙버스전용차로의 가치를 입증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임시 개통만으로도 주요 구간의 흐름이 안정됐으며, 오는 24일부터 투입되는 B2·119번 노선이 정시성과 접근성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부 구간은 보완이 필요하다. 구암교네거리~구암역삼거리 구간은 도로 폭이 좁은 박산로 연결도로의 물리적 한계로 개선 폭이 제한적이었다. 시는 이 구간을 포함한 유성IC~구암역 일대 전반의 구조적 개선이 병행돼야 근본적인 해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남시덕 교통국장은 "2026년 12월 유성복합환승센터 진입도로 2단계가 완공되면 구암교네거리 차량의 약 20%가 분산돼 서북부 정체 해소에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BRT 연결도로를 호남지선까지 연장하고, 유성생명고 삼거리 입체화와 구암교차로 신설을 통해 미래 교통수요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이번 구조개선을 '시민 중심 교통 혁신'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효율적인 도로망을 기반으로 도시의 흐름을 새롭게 설계하며, 더 안전하고 쾌적한 대전의 이동 환경을 만들어갈 전망이다. /대전=이한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