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조동욱 한국산학연협회장
추석 연휴가 참으로 길었다. 사실 추석 때 부부 싸움이 많아진다는 통계가 있는데 싸우는 이유를 유머식으로 정리한 글이 SNS에 있어서 소개해 보고자 한다. 제목은 “명절 때 속 터지는 일 11가지”이다.
1. 가깝게 살면서 늦게 오는 동서, 2. 형편 어렵다고 빈손으로 와서 갈 때 이것저것 다 싸가는 동서, 3. 한시라도 빨리 가서 쉬고 싶은데 눈치 없이 고스톱을 계속 치는 남편, 4. 술 취했으면서도 안 취했다고 우기며 가는 손님 붙잡는 남편, 5. 시댁은 바로 갔다 오면서 친정에 일찍 와서 참견하는 시누이, 6. 잘 놀다가 부침개 할 때 와서 식용유 쏟는 조카, 7. 기름 냄새 맡으며 간신히 부쳐놓은 부침개를 날름 집어먹는 남편, 8. 며느리 친정에 안 보내면서 시집간 딸은 빨리 오라고 안달하는 시어머니, 9. 시댁에는 20만 원, 친정에는 10만 원으로 차별하는 남편, 10. 늦게 와서는 아직도 일하느냐고 큰소리치는 형님, 11. 막상 가려고 하면 "한잔 더하자"며 술상 차리라는 시아버지. 위의 명절 때 속 터지는 일 11가지 중 상당 부분 해당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이러니 추석 특집 부부 싸움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좀 더 황당하지만 이런 글도 SNS에 나와 있다. 이건 완전히 웃자고 나온 글이다.
△서글픈 현실, 차례 음식
추석 명절에 차례를 지내고 막 서울로 떠나려는 맏며느리에게 시어머니가 집에 가서 먹으라며 차례 음식을 듬뿍 싸 주었다. 하지만 며느리는 집으로 가는 길에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러 그 음식들을 통째로 쓰레기통에 버렸다. 몇 시간 후 집에 도착하자마자 걸려온 시어머니 전화 "에미야, 내가 아까 네 동서가 곁에 있어 말을 못했는데 차례 음식 안에 손주 대학 등록금 넣어뒀으니 요긴하게 쓰도록 하거라" 깜짝 놀란 며느리, 부랴부랴 고속도로 휴게소로 달려가는데...요즘 명절 때가 되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쓰레기통을 뒤지는 며느리들이 한 둘이 아니라고 합니다.
△부모님이 살아 계셨으면
추석 연휴 지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데 다소 시간이 소요되는 경험을 다 겪었을 것 같다. 사람은 관성의 동물이어서 한 번 놀기 시작하면 노는 관성에서 다시 일하는 것으로 돌아오는 데 힘이 든다. 어느 분은 벌써 내년도 연휴를 살펴보기도 한다. 다 떠나서 나는 개인적으로 명절만 되면 슬프다. 양가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셔서 본가를 가던 처가를 가던 마음이 스산하다. 어머니가 안 계시니 형수님 눈치도 보이고..무엇보다 “왔어” 이 한마디를 못 듣는 것이 마음이 무너진다. 앓아 누워 계시더라도 부모님이 살아 계셨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연로하신 부모님들 요양원이라도 자주 찾아 뵈라. 짜증 내지 말고. 정녕 나중에 부모님 그리워 남몰래 울지 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