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 장터로 농가 살리고
아나바다 장터로 나눔을 잇다
환경 캠페인, 지속가능한 일상 실천

도심 한가운데, 장터가 열렸다. 아스팔트 위에 펼쳐진 작은 천막들 사이로 신선한 채소 향이 퍼지고, 낡은 물건이 새 주인을 기다렸다. 물건을 사는 손길마다, 또 파는 마음마다 '순환'과 '나눔'이 공존하는 하루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전충청본부(본부장 김연숙)는 30일 대전 서구 아너스빌 정문 앞에서 '지역 농산물 직거래·아나바다 장터'를 열었다. 이름만 장터가 아니라, 지역 농가·시민·공공기관이 함께 만든 작지만 따뜻한 축제였다.

▲ 30일 대전 서구 아너스빌 정문 앞에서 열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전충청본부 ‘지역 농산물 직거래 및 아나바다 장터’ 현장. 시민들이 지역 농가의 친환경 농산물과 수제 식품 등을 구매하며 나눔과 순환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 30일 대전 서구 아너스빌 정문 앞에서 열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전충청본부 ‘지역 농산물 직거래 및 아나바다 장터’ 현장. 시민들이 지역 농가의 친환경 농산물과 수제 식품 등을 구매하며 나눔과 순환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행사는 지역의 경제와 환경, 두 가지 가치를 동시에 품었다. 먼저 로컬푸드 직거래 장터에서는 대전로컬푸드라온아띠협동조합과 손잡고 대청호 인근 농가의 친환경 농산물과 수제 반찬, 지역 가공식품을 판매했다. 신뢰할 수 있는 생산자의 얼굴이 보이는 먹거리라는 점에서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마트보다 신선하고, 마음이 놓인다"는 한 시민의 말처럼, 도심 속 장터는 지역 먹거리 순환의 의미를 되살렸다.

아나바다 장터에는 대전충청본부 직원들이 기부한 의류, 생활용품, 소형가전 등 300여 점이 진열됐다.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웃음과 대화를 나눴다. 아이를 위한 장난감을 고르는 부모, 오래된 카메라를 손에 쥔 중년의 표정에서 물건이 이어주는 따뜻한 연결이 느껴졌다.

판매 후 남은 물품은 대전YWCA 아나바다 상점에 전달됐으며, 수익금 전액은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재사용과 나눔이 한 공간 안에서 공존한 이날 장터는 지역 사회에 작지만 의미 있는 울림을 남겼다.

행사장에서는 대전YMCA가 주관한 '종이팩 분리배출 캠페인'도 함께 진행됐다. 대전충청본부는 시민들에게 장바구니를 배포하며 재활용과 자원절약의 실천을 독려했다. 시민들은 "일회용품을 덜 쓰는 일상의 작은 실천이 환경을 지킨다"는 메시지에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김연숙 본부장은 "이번 행사는 공공기관이 지역과 함께 책임을 나누는 실질적 소통의 장이었다"며 "건강한 소비와 나눔이 일상의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지역 상생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충청본부는 지역 공동체와의 협력 기반을 확대하고, 생활 속 실천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공공기관의 본보기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대전=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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