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부녀회, 손끝으로 만든 '사랑의 고추장'
전통의 맛과 정성, 어려운 이웃 100가구에 전해
"음식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진짜 공동체"
겨울이 다가오기도 전에, 대전시 대덕구 오정동의 공기는 이미 따뜻했다.
6일 오정희망나눔센터에는 고추장을 버무리는 새마을부녀회원들의 웃음소리와 찹쌀죽이 익어가는 냄새가 가득했다. 붉게 물든 양념 속에는 재료 이상의 온정이 녹아 있었다.
이날 '사랑의 고추장 담그기' 행사에는 부녀회원 30여 명이 한마음으로 참여했다. 엿기름을 고르고 찹쌀죽을 정성스레 끓이는 손길, 양념을 버무리며 주고받는 미소가 이어졌다. 그렇게 완성된 고추장 100상자는 지역의 어려운 이웃과 경로당 11곳으로 향했다. 단지 식탁 위의 반찬이 아니라, 서로를 기억하는 온정의 징표였다.
오정동 이명선 새마을부녀회장은 "고추장을 담그는 일은 손이 많이 가지만, 그만큼 정이 깊게 스며든다"며 "작은 정성이지만 이웃들에게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순미 오정동장은 "부녀회원들의 손길은 행정이 채우지 못하는 빈틈을 따뜻하게 메워주고 있다"며 "이런 나눔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마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오정동 새마을부녀회의 '사랑의 고추장'은 나눔의 현장에서 피어난 연대의 상징으로, 지역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따뜻하게 보여주고 있다.
고추장 한 항아리에 담긴 붉은 온정이 올겨울, 오정동의 가장 따뜻한 빛으로 번지고 있다. /대전=이한영기자
이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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