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지우는 감성 기반 XR
아바타·공간·감각 융합 혁신
글로벌 공동연구 성과 집중 공개
사람의 표정과 감정, 촉각까지 먼 거리에서도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새로운 소통 기술이 대전에서 태어났다.
KAIST 메타버스대학원 우운택 교수 연구팀이 국제 연구진과 함께 현실과 가상을 정교하게 결합한 차세대 확장현실(XR) 기반 소통 기술을 연속 발표하며, 미래 원격 협업과 문화 체험이 어떻게 변화할지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번 성과는 원격 회의의 기능적 범위를 넓혀, 사람의 감정과 공간의 미묘한 분위기까지 함께 전달하는 '감성 소통 시대'의 서막으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XR 기술이 고도화될 경우 어떤 경험이 가능한지 실감나는 사례도 제시했다. 대전의 사용자가 아바타를 통해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현지 관람객과 표정과 시선이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전시 참여 방식, 가상의 유물을 촉각·시각·청각이 결합된 장비로 사실처럼 체험하는 방식 등 새로운 문화 향유 모델이 구체화되고 있다. 더 나아가 XR 안경 없이도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깊이감 있는 3D 장면을 다수가 함께 감상할 수 있어, 공공 공간의 전시 방식 역시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공개된 연구 성과는 XR의 가능성을 넓히는 네 가지 핵심 기술로 집약된다.
첫 번째는 멀리 떨어진 여러 공간을 하나의 협업 환경으로 통합하는 공간 정합 기술이다. 참여자가 늘어나도 환경이 어지럽지 않고 안정적으로 동기화되는 구조를 구현했다.
두 번째는 실제 인물을 아바타로 변환할 때 상황과 맥락에 맞게 표정과 정체성을 조정하는 표현 시스템이다. 협업 상황에 맞는 자연스럽고 일관된 표정 전달이 가능해 시각적 소통의 품질이 크게 향상된다.
세 번째는 시각·촉각을 융합해 가상 물체의 질감과 감정적 반응까지 재현하는 기술이다. 손의 윤곽선 표현과 촉각 자극을 함께 적용해 촉감 몰입도를 높였고, 사용자 감정 반응까지 세밀하게 유도하는 새로운 접근을 보여준다.
네 번째는 장비 없이도 대형 화면에서 깊이감 있는 공간 경험을 공유하도록 설계한 3D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박물관·전시장 등 실내 공공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동시에 XR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우운택 교수는 이번 성과를 "시공간의 제약을 줄이고 사람 간의 경험을 확장하는 감성 기반 XR 연구의 집약"이라고 평가하며, "대전에서 세계의 문화와 재미(Jami)를 직접 체험하고 이를 다시 세계로 확산하는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IEEE ISMAR 2024·2025, IEEE VR 2025에서 총 네 편의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상위 1% 논문만 선정되는 권위 있는 상으로, 올해는 대전에서 열린 ISMAR 2025가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되며 한국 XR 기술의 국제적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 /대전=이한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