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립해양유산연구소, 태안 '마도4호선' 인양 완료, 새 난파선 흔적도 확인

▲ 마도4호선 인양전 수중 사진
▲ 마도4호선 인양전 수중 사진

충남 태안군 마도 앞바다에서 조선 초 세곡선의 실체가 600여 년 만에 세상 위로 드러났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태안 마도 해역에서 현존하는 유일한 조선시대 선박인 '마도4호선'의 선체 인양을 완료했다고 10일 밝혔다. 

인양과 함께 인근 해역에서 또 다른 난파선의 흔적도 새로 확인됐다.

마도4호선은 2015년 수중에서 발견된 조선 전기 조운선으로, '나주광흥창(羅州廣興倉)'이라 새겨진 목간과 '내섬(內贍)' 글씨가 새겨진 분청사기 등이 출토돼 전라도 나주에서 세곡과 공물을 싣고 한양 광흥창으로 향하던 중 침몰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사성탄소연대 측정 결과 약 1420년경 침몰한 조선 초기 세곡선으로 추정된다.

이번 인양은 통일신라(1척)와 고려(17척)에 이어 조선시대 선박의 실물 자료를 확보한 첫 사례다. 연구소는 "한국 해양유산 연구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도4호선은 고려 선박과 달리 앞부분과 중앙에 두 개의 돛대를 세운 쌍돛대 구조를 갖췄고, 선수부 목재를 가로 배열해 내구성을 높였다. 특히 선체 수리 과정에서 쇠못 사용 흔적이 확인된 것은 국내 고선박 가운데 처음으로, 조선 선박 기술의 진화를 보여준다.

▲ 수중에 매장된 청자다발.
▲ 수중에 매장된 청자다발.

연구소는 인양 작업 중 음파탐사에서 또 다른 고선박의 흔적을 포착해 '마도5호선'으로 명명하고, 오는 2026년 본격 발굴을 추진할 예정이다. 발견된 청자 다발 87점과 목제 닻, 볍씨 등은 12세기 중반 고려 선박의 흔적으로 분석됐다.

태안 마도 해역은 '바닷속의 경주'로 불릴 만큼 고선박 유적이 집중된 곳으로, 이번 인양으로 한반도 해양교통사 복원의 단서가 한층 명확해졌다는 평가다.

이은석 국립해양유산연구소장은 "마도4호선은 600년 동안 잠들어 있던 조선의 세곡선으로, 우리 해양기술의 실체를 보여주는 결정적 유산"이라며 "앞으로도 바닷속 역사를 발굴해 대한민국 해양문화를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태안=송윤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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