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유기농엑스포광장 일대가 김장철을 앞두고 또 한 번 들썩였다. 지난 6~9일 열린 '2025 괴산김장축제'에 12만3000여 명이 다녀가고, 매출은 12억원을 기록했다는 게 군의 공식 집계다.

눈에 띄는 건 '성장 속도'다. 불과 1년 전인 2024년에는 방문객 6만6000여 명, 매출 6억7000여 만원으로 이미 전년 대비 '두 배 성장'이란 평가를 받았다. 
올해 다시 방문객과 매출은 2배에 육박하는 증가세를 보였다. 

3년 사이에 사실상 '네 배 축제'로 커진 셈이다. 단순한 지역 축제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이 숫자가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김장 체험 한 번에 끝나는 소비가 아니라 절임배추·고춧가루·양념은 물론 지역 농·특산물, 숙박·식당·카페까지 이어지는 '연쇄 지출'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군이 사전예약자에게 절임배추 10㎏당 괴산사랑상품권을 지급하며 로컬 소비를 유도한 것도 축제가 지역 농가 소득과 골목상권 매출로 직결되도록 설계한 장치다.

괴산김장축제는 이미 충북도 최우수 축제로 인정받고 '세상의 모든 김치, 모닥불 파티'라는 콘셉트로 캠핑·공연·체험을 버무린 종합 이벤트로 변신을 마친 상태다. 

축제가 커질수록 방문객이 늘고, 지역의 활력이 높아지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교통 혼잡이나 쓰레기, 상권 집중 등 부수적 문제들이 함께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지역과의 상생 방안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절임배추를 납품한 농가와 현장 판매 농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돌아가도록 지역 환원 구조를 투명하게 관리한다면 괴산김장축제는 더욱 모범적인 지역경제형 축제로 거듭날 것이다.

내년에는 방문객과 매출뿐 아니라 △농가 소득 향상 △지역 상권 매출 증가 △체류형 관광 효과 등 구체적인 성과 지표를 공개한다면 그 의미는 한층 깊어질 것이다.

'괴산가서 김장하자'는 슬로건이 이제는 단순한 축제 참여를 넘어, 괴산 농업과 지역경제를 함께 지켜가는 약속의 표현이 되길 기대한다. /곽승영 괴산·증평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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