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정수장, OECD 'BDN 인증' 획득
공공인프라의 새 기준 세운 인공지능 기술
AI 물관리 기술, 국제시장 진출 가속
물길을 제어하던 기술이 이제는 스스로 물의 흐름을 읽고 판단하는 시대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개발한 AI 정수장이 12일, 물 분야 최초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글로벌 인프라 품질 인증 'BDN(Blue Dot Network)'을 획득하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인증식은 대구 EXCO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국제물주간(KIWW)'과 연계해 진행됐다.
이번 성과는 기술을 입증하는 단계를 지나, AI가 물을 다스리는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BDN 인증은 OECD가 주도하는 국제 평가제도로, 지속가능성·경제성·환경·사회적 책임·투명 거버넌스 등 다섯 가지 핵심 기준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다. 이 인증은 세계 각국의 정부와 다자개발은행(MDB), 글로벌 투자기관이 '신뢰할 수 있는 인프라'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돼, K-water의 기술이 국제 자본시장에서도 공신력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AI 정수장은 공사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함께 2020년부터 추진해 온 '스마트 물관리 사업'의 핵심 결실이다. 정수 과정 전 단계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통합 운영해 △에너지와 약품 사용 최소화 △운영 안정성 강화 △사람의 개입 없이도 품질을 유지하는 자동제어 시스템을 완성했다. 공정 일부만 자동화한 기존 시스템과 달리, 정수장 전체 공정을 AI가 스스로 학습하고 제어하는 '스마트팩토리형 정수장'으로 구현된 것은 세계 최초 사례다.
이 기술은 이미 국제무대에서도 '혁신의 교본'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24년 세계경제포럼(WEF)은 K-water의 AI 정수장을 물 분야 공공서비스로는 처음으로 '글로벌 등대(Global Lighthouse)'에 선정했고, 올해 7월 ISO(국제표준화기구)는 AI 정수장 운영기술의 국제표준 작업 초안을 승인했다. 이번 OECD 인증으로 K-water는 기술적 신뢰성과 시장성을 모두 갖춘 글로벌 워터테크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기후위기와 물부족이 전 지구적 현안으로 부상한 가운데, AI 물관리 기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K-water는 이번 인증을 계기로 신흥국 상수도 현대화, 노후 정수장 디지털 전환, 글로벌 컨설팅 사업 등 해외 시장 개척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또 AI 물관리 기술의 국제표준화를 선도해 '한국형 스마트 워터 시스템'이 세계 물산업의 기준으로 자리 잡도록 추진하고 있다.
문숙주 수도부문장은 "이번 OECD BDN 인증은 기술의 우수성뿐 아니라 신뢰성과 투자 매력까지 국제사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결과"라며 "AI 물관리 기술이 인류의 물 문제를 해결하는 지속 가능한 해법으로 확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이한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