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비전 선포…글로벌 시장 선도 선언
데이터 기반 초연결 운영모델 추진
국제 실증·표준화, 시장 지배력↑

▲ 대전 본사에서 열린 창립 58주년 기념식에서 공사 윤석대 사장이 단상에 서서 AI 물관리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대형 스크린을 배경으로 마이크 앞에서 발언을 이어가며, 조직의 방향 전환을 선언하고 있다
▲ 대전 본사에서 열린 창립 58주년 기념식에서 공사 윤석대 사장이 단상에 서서 AI 물관리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대형 스크린을 배경으로 마이크 앞에서 발언을 이어가며, 조직의 방향 전환을 선언하고 있다

국가 물관리 체계가 기술적 전환점을 맞고 있다.

K-water가 창립 58주년을 계기로 AI 주도형 물관리 모델을 국가 전략산업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강력한 목표를 공식화하면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13일 대전 본사에서 'AI 물관리 세계 1위 기업'이라는 신규 비전을 공개하며, 물관리 전 과정을 디지털 기반으로 재편하는 장기 전략을 선보였다. 이번 선언은 기후위기 속에서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물산업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방향 전환으로 평가된다.

▲ 한국수자원공사의 대표 AI 정수장인 화성정수장 전경
▲ 한국수자원공사의 대표 AI 정수장인 화성정수장 전경

K-water는 '60년의 경험을 1초에 집약한다'는 슬로건 아래, 현재까지 축적한 운영 기록과 전국 단위 관측 데이터를 AI 자산으로 전면 전환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정수, 댐, 취수, 관망 등 전 영역에서 하루 74억 건 규모의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으며, 이를 실시간 분석·예측 구조로 변환해 AI 자율운영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핵심 전략 축은 세 가지다. 첫째 AI 기반 초연결 업무환경 구축을 통해 운영 의사결정을 데이터 기반 체계로 바꾸고, 시설 운영 방식을 표준화한다. 둘째 AI 자율운영형 물관리 인프라를 도입해 정수장·취수장의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고, 기후 리스크를 빠르게 진단하는 모델을 구축한다. 셋째 글로벌 협력 생태계 강화를 통해 해외 프로젝트와 국제표준 개발에 참여하며 기술 외연을 확장한다.

K-water는 이미 국제 협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AI 기반 정수장 기술은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글로벌 등대 프로젝트에 선정됐고, 국제표준화기구(ISO) 공인 절차도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 디지털트윈 물관리 기술은 사우디, 일본에 이어 미국 현지 실증사업까지 확대되며 해외 시장에서의 기술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 대전 본사에서 열린 창립 58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AI 물관리 대전환’ 비전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초대형 스크린과 특수 연출이 어우러진 무대에서 새로운 조직 전략이 공개되며, 공사 전반의 디지털 전환 방향이 선명하게 제시되는 순간을 담았다
▲ 대전 본사에서 열린 창립 58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AI 물관리 대전환’ 비전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초대형 스크린과 특수 연출이 어우러진 무대에서 새로운 조직 전략이 공개되며, 공사 전반의 디지털 전환 방향이 선명하게 제시되는 순간을 담았다

최근에는 OpenAI와 협력해 물관리 특화 LLM 개발을 검토하고 있으며, 기후예측 플랫폼 공동 구축도 협의가 진행 중이다. 경제계에서는 "AI 전환을 가장 빠르게 추진하는 공기업 중 하나"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대 사장은 "AI 기반 운영체계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국가 전략산업의 기반이 되는 안정적 물공급 체계를 확립하겠다"며 "2030년까지 AI 물관리 분야 세계 선도 기업으로 도약해 국가 경쟁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비전 발표는 기술 한두 가지를 추가하는 수준이 아니다. 물관리 산업 전체의 운영 철학을 '예측·자율·실시간 최적화'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국가급 산업전환 신호라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정책적 함의를 크게 본다. 공기업 수준의 혁신이 아니라, 물관리 시장의 구조 자체를 AI 기반 산업으로 재정의하겠다는 선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전=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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