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장치 넘은 행정 경쟁력
누적된 투명성의 구조적 힘
공직문화 체질 변화 가속

대전시 중구가 또다시 1위 깃발을 올렸다. 6년 연속 내부통제 운영평가 최상위라는 기록은 우연이 아니라, 오래 축적된 '행정 신뢰력'이 실제 성과로 드러난 결과에 가깝다.

요즘 지방정부의 경쟁은 예산 규모나 사업 수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정책이 탄탄하게 작동하려면, 그 뿌리는 내부 시스템의 정교함에 있다. 중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이 부분을 남들보다 훨씬 먼저 체계화했기 때문이다.

중구는 업무 흐름 곳곳에 위험을 가로막는 장치를 촘촘히 심어왔다. 청백-e 모니터링은 형식적 확인 절차를 벗어나 행정 흐름을 즉각 파악하는 실시간 감시 장치로 기능하고 있다. 공직윤리 학습 역시 일정만 채우는 교육이 아니라, 공무원의 판단 기준을 더 정교하게 만드는 핵심 운영 도구로 자리 잡았다. 

또 부서별 내부점검, 서약 프로그램, 조직 전체가 참여하는 청렴 방송은 공직자가 스스로 규범을 유지하게 만드는 문화적 기반이 됐다.

결과적으로 중구의 내부통제는 컴퓨터 시스템 하나에 의존한 관리가 아니라, 행정 조직 전체의 행동 양식을 바꾸는 '체질 개선'으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중구의 6년 연속 1위는 위험 관리를 반복적 절차가 아닌 조직 운영 원리로 승격시킨 데서 비롯된 성과"라고 평가한다.

김제선 중구청장은 "신뢰 없는 행정은 존재할 수 없다"며 "직원 모두가 참여하는 투명한 운영 구조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대전=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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