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걸음을 멈추는 숲길
도심에서 만나는 빛의 풍경 전환
산책자들이 찾은 새로운 주요 명소
도심 속 자연이 새로운 풍경을 펼치다
도시 전체가 색의 변주를 펼치는 시기에 대전의 산과 공원은 각기 다른 분위기를 내며 시민을 불러들이고 있다. 한층 짙어진 계절의 흐름이 대전 곳곳의 숲과 길 위에 고운 색조를 얹어, 평소와는 다른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다.
보문산은 최근 붉은빛이 선명한 숲길을 드러내며 도시 가까이에서 색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명소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산길을 따라 조성된 나무들은 해마다 더 짙은 색을 띠며 걷는 이들에게 계절의 변화가 선사하는 변화감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시는 오랜 기간 이어온 조림과 관리 사업을 통해 보문산 일대를 지역 대표 경관지로 다듬고 있으며, 숲의 밀도와 경관 품질을 높이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장태산자연휴양림의 메타세쿼이아 길은 길게 뻗은 수목의 높이와 색의 대비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입구에서 이어지는 약 2km 구간은 빛의 음영이 겹겹이 드리워지며 숲을 깊이 감싸고, 흔들다리와 능선 전망대는 방문객들이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장면을 만들어 내는 곳으로 유명세를 이어가고 있다. 숲속의집, 야영장, 휴양관 등 체류형 시설과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돼 자연을 온전히 경험하려는 시민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황톳길로 널리 알려진 계족산은 낯익은 산책 코스에 다른 색이 스며들며 또 다른 감성을 드러내고 있다. 맨발로 걸을 수 있도록 조성된 이 길은 흙의 감촉과 잎이 부서지는 소리가 어우러져 도시생활에서 잠시 벗어난 듯한 편안함을 전한다. 길 곳곳의 나무 군락지와 울창한 소나무길은 사진가와 여행객들에게 인기 높은 장소로 꼽힌다.
식장산은 계절의 내리막에 이르는 빛과 도시의 풍경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사랑받는다. 해가 기울 무렵, 능선 위에서 바라보는 대전 도심의 빛과 하늘의 붉은 기운이 어우러져 하루의 끝을 선명하게 기록할 수 있는 시간대를 만든다. 낮과 밤이 다른 얼굴을 보여주어 오래 머물기 좋은 장소로 손꼽힌다.
지난 9월 문을 연 갑천생태호수공원은 도시 안에서 물가의 고요함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산책로와 데크길은 계절색이 번지는 주변 경관과 호수 표면의 반영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시민들은 일상 속 쉼터로 이 공간을 찾으며 차분한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박영철 녹지녹생명국장은 "시민과 방문객이 편안한 환경에서 자연을 경험할 수 있도록 주요 지역의 시설과 주변 환경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밝히며 "계절빛이 짙어지는 시기, 대전 곳곳에서 특별한 기억을 만들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이한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