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걸음을 멈추는 숲길
도심에서 만나는 빛의 풍경 전환
산책자들이 찾은 새로운 주요 명소

▲ 갑천생태호수공원의 수변길이 햇빛 아래 반짝이며 계절의 깊이를 드러낸다. 고층빌딩과 숲이 맞닿은 대전 특유의 도시·자연 공존 풍경이 넓게 펼쳐지고, 물가를 따라 조성된 데크길을 걷는 시민들의 모습이 한적한 오후 분위기를 완성한다
▲ 갑천생태호수공원의 수변길이 햇빛 아래 반짝이며 계절의 깊이를 드러낸다. 고층빌딩과 숲이 맞닿은 대전 특유의 도시·자연 공존 풍경이 넓게 펼쳐지고, 물가를 따라 조성된 데크길을 걷는 시민들의 모습이 한적한 오후 분위기를 완성한다

도심 속 자연이 새로운 풍경을 펼치다

도시 전체가 색의 변주를 펼치는 시기에 대전의 산과 공원은 각기 다른 분위기를 내며 시민을 불러들이고 있다. 한층 짙어진 계절의 흐름이 대전 곳곳의 숲과 길 위에 고운 색조를 얹어, 평소와는 다른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다.

보문산은 최근 붉은빛이 선명한 숲길을 드러내며 도시 가까이에서 색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명소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산길을 따라 조성된 나무들은 해마다 더 짙은 색을 띠며 걷는 이들에게 계절의 변화가 선사하는 변화감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시는 오랜 기간 이어온 조림과 관리 사업을 통해 보문산 일대를 지역 대표 경관지로 다듬고 있으며, 숲의 밀도와 경관 품질을 높이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 장태산자연휴양림의 메타세쿼이아 숲이 짙은 계절빛으로 채워진 가운데, 출렁다리가 숲 위를 가르며 이어진다. 사방을 둘러싼 산 능선과 수목의 대비가 선명한 장면을 만들고, 숲을 관통하는 다리가 장태산의 입체적 풍경을 한눈에 보여준다
▲ 장태산자연휴양림의 메타세쿼이아 숲이 짙은 계절빛으로 채워진 가운데, 출렁다리가 숲 위를 가르며 이어진다. 사방을 둘러싼 산 능선과 수목의 대비가 선명한 장면을 만들고, 숲을 관통하는 다리가 장태산의 입체적 풍경을 한눈에 보여준다

장태산자연휴양림의 메타세쿼이아 길은 길게 뻗은 수목의 높이와 색의 대비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입구에서 이어지는 약 2km 구간은 빛의 음영이 겹겹이 드리워지며 숲을 깊이 감싸고, 흔들다리와 능선 전망대는 방문객들이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장면을 만들어 내는 곳으로 유명세를 이어가고 있다. 숲속의집, 야영장, 휴양관 등 체류형 시설과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돼 자연을 온전히 경험하려는 시민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황톳길로 널리 알려진 계족산은 낯익은 산책 코스에 다른 색이 스며들며 또 다른 감성을 드러내고 있다. 맨발로 걸을 수 있도록 조성된 이 길은 흙의 감촉과 잎이 부서지는 소리가 어우러져 도시생활에서 잠시 벗어난 듯한 편안함을 전한다. 길 곳곳의 나무 군락지와 울창한 소나무길은 사진가와 여행객들에게 인기 높은 장소로 꼽힌다.

식장산은 계절의 내리막에 이르는 빛과 도시의 풍경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사랑받는다. 해가 기울 무렵, 능선 위에서 바라보는 대전 도심의 빛과 하늘의 붉은 기운이 어우러져 하루의 끝을 선명하게 기록할 수 있는 시간대를 만든다. 낮과 밤이 다른 얼굴을 보여주어 오래 머물기 좋은 장소로 손꼽힌다.

지난 9월 문을 연 갑천생태호수공원은 도시 안에서 물가의 고요함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산책로와 데크길은 계절색이 번지는 주변 경관과 호수 표면의 반영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시민들은 일상 속 쉼터로 이 공간을 찾으며 차분한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박영철 녹지녹생명국장은 "시민과 방문객이 편안한 환경에서 자연을 경험할 수 있도록 주요 지역의 시설과 주변 환경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밝히며 "계절빛이 짙어지는 시기, 대전 곳곳에서 특별한 기억을 만들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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