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부가 하루를 바꾸는 힘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더 깊어진 울림
이웃을 잇는 마음의 흐름, 조용히 확산

▲ 태평2동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이 ‘십시일반 프로젝트’ 참여 서류를 들고 나눔 실천 의지를 함께 밝히고 있다
▲ 태평2동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이 ‘십시일반 프로젝트’ 참여 서류를 들고 나눔 실천 의지를 함께 밝히고 있다

태평2동에서는 요란한 행사도, 화려한 문구도 없었다. 그 대신, 누군가의 주머니에서 조용히 꺼낸 1000원이 또 다른 손과 이어지고, 다시 다른 사람의 따뜻한 마음과 맞닿으며 작은 변화가 동네를 채워가기 시작했다. 

대전시 동구 태평2동은 새내기 공무원부터 오랫동안 현장을 지켜온 직원까지 모두가 스스로 참여하는 '십시일반 프로젝트'를 통해, 일상 속에서 기부가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태평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먼저 불씨를 밝힌 것이었다. 협의체는 '부담 없이, 누구나'라는 원칙을 세우고 금액의 크기를 따지지 않는 기부 참여 구조를 열어뒀다. 현금이 아니어도 괜찮고, 물품 한두 개도 충분히 의미가 된다. 이렇게 모인 크고 작은 손길은 누군가의 식탁을 채우고, 마음이 무거운 노인의 하루를 조금 덜 외롭게 만들며, 이웃에게 건네는 온기가 돼 퍼져나갔다.

최창윤 위원장은 "기부는 먼 일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이번 프로젝트가 보여줬다"며 "한 사람의 작은 선택이 또 다른 사람에게 힘이 되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보며, 이 흐름이 더 넓게 퍼지길 바라는 마음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는 주민의 삶을 곁에서 지켜본 이의 따뜻한 확신이 담겨 있었다.

김상균 동장은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큰 힘이 됐다"며 "서로의 손을 잡아주는 일이 결국 동네를 밝힌다는 것을 이번 프로젝트가 증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따뜻한 움직임이 더 오래, 더 깊게 이어지도록 행정도 함께 걸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태평2동은 주민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부 통로를 넓히고, 나눔이 '일상의 습관'으로 자리 잡는 동네를 만드는 데 속도를 더할 계획이다. 조용히 모인 손길들이 동네를 밝히는 장면은, 아마도 앞으로 더 많은 곳에서 펼쳐질 것이다. /대전=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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