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수학을 앞지르면서 국어 성적이 대학 정시모집 합격의 핵심 키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각 입시업체에 따르면 지난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수능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1∼149점, 수학은 137∼142점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추정됐다.

표준점수란 원점수가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점수로, 전체 응시생 중 자신이 속한 상대적 서열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하고, 반대로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하락한다.

올해 수능은 특히 '불(火) 국어'였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어의 체감 난이도가 상당히 컸고 이는 실제 표준점수 최고점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 139점, 수학 140점으로 수학이 1점 높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어가 많게는 12점가량 높아지며 크게 역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국어가 수학보다 훨씬 어렵게 출제됐다는 뜻이다.

영어는 절대평가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능 성적 위주로 선발하는 정시모집에서는 결국 국어가 대입 당락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가 상당히 어렵게 출제되면서 결국 국어 만점자가 수학 만점자보다 대입에 훨씬 유리한 상황이 됐다"며 "특히 정시모집에선 국어 성적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대급 사탐런(이과생들이 과학탐구 대신 사회탐구에 응시) 현상이 벌어지면서 탐구영역 점수도 정시 합격 여부를 가를 중대 변수가 됐다.

무려 80%에 가까운 응시생이 사탐에 몰려 사탐 과목마다 동점자가 속출할 것이 자명해졌고 그에 따라 과탐 정시 합격선 예측마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사탐·과탐 점수는 국어와 수학, 영어처럼 성적표에 '찍힌' 점수가 그대로 반영되는 것이 아니어서 더 복잡한 셈법이 필요하다.

서울대와 홍익대, 국민대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대학은 정시모집에서 수험생의 탐구영역 점수를 볼 때 각자가 만든 변환표준점수 체계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특정 대학에 입학하려는 수험생으로선 그 대학의 변환표준점수 적용 방식을 잘 파악하고 유불리를 면밀히 따져야 한다.

일단 대학들은 12월 5일 발표될 수능 채점결과를 분석한 뒤 각자 만의 변환표준점수 적용 방식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임 대표는 "응시생의 78%가 사탐에 쏠린 상황에서 인재를 충원해야 하는 대학들로선 사탐 응시자에 마냥 핸디캡을 주기는 힘들 것"이라며 "극심한 사탐런 때문에 변환표준점수를 둘러싼 대학들의 보이지 않는 눈치싸움도 더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진재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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