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손길이 만든 따뜻함
동네를 데우는 나눔의 흐름
포근함을 잇는 마음의 기록

겨울 햇살이 차갑게 비치던 오전, 오류동의 작은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건넨 마음이 동네 전체의 온도를 올려 놓았다.

대전새 중구 오류동의 제일어린이집은 17일, 아이들이 직접 꾸며낸 '시장놀이'를 통해 얻은 수익금 117만6070원을 어려운 이웃에게 기탁했다. 숫자보다 더 큰 의미는, 아이들의 손끝에서 출발한 마음이었다.

▲ 오류동 제일어린이집 원아들이 시장놀이 수익금 기탁에 참여한 뒤 환한 표정으로 손하트를 그리며 나눔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 오류동 제일어린이집 원아들이 시장놀이 수익금 기탁에 참여한 뒤 환한 표정으로 손하트를 그리며 나눔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제일어린이집은 매년 아이·학부모·교직원이 함께 장터를 열어 성금을 마련해 왔다.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물건을 누군가에게 건네며 '나눔이 무엇인지'를 몸으로 배우고, 어른들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잊고 지냈던 감정의 결을 다시 떠올린다.

기탁된 성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정기탁을 통해 오류동 취약계층에게 전달된다. 겨울을 버티는 누군가에게 작은 난로처럼 놓이게 될 예정이다.

최혜경 원장은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담겨 더욱 의미 있다"며 "이 경험이 아이들 속에 따뜻한 기억으로 오래 자리 잡길 바란다"고 전했다.

류성일 오류동장은 "정성으로 모인 귀한 성금을 꼭 필요한 이웃에게 잘 전달하겠다"며 "아이들이 만든 온기가 마을 곳곳을 비추는 힘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해의 끝으로 향하는 계절, 오류동에는 아이들이 남긴 마음 한 줌이 조용하지만 오래가는 온기를 만들고 있었다. /대전=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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