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손길이 모인 농협 마당
배추 한 포기에 담긴 공동체 마음
겨울 앞둔 이웃에게 전해질 온정
19일 아침, 남대전농협 마당은 겨울 공기를 뚫는 물살과 웃음이 섞이며 활기를 띠었다.
봉사단과 임직원들이 모여 배추를 씻고 양념을 버무리는 손길에 겨울을 버티게 하는 마음의 온도가 더해졌다. 누구보다 추위를 먼저 맞는 시간이었지만, 현장은 새벽 햇빛처럼 따뜻한 분위기로 채워졌다.
김장 양념을 버무리는 동안 곳곳에서는 "속을 더 채워야 맛이 살아난다"는 농담이 오가며 서로의 손끝을 격려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양념 한 숟가락, 배추 한 포기마다 정성이 차곡차곡 쌓이는 모습은 음식이 아니라 마음을 담그는 과정에 가까웠다.
이날 준비된 김치는 모두 300kg. 참여자들은 "이 한 포기가 누군가의 저녁 식탁을 따뜻하게 채우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배추 속을 눌러 담았다. 완성된 김치는 소외계층과 홀몸어르신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전달돼 겨울을 견디는 버팀목이 될 예정이다.
현장의 공기는 그저 노동의 시간이 아니었다. 서로의 손을 북돋우는 말들이 이어졌고, 한 봉사자는 "배추 안에는 봉사자들의 시간이 그대로 담겨 있다"며 "이웃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병석 조합장은 "김장나눔은 농협이 지역과 함께 숨 쉬고자 하는 진심이 모인 자리"라며 "작은 정성도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는 힘이 되길 바란다. 지역과 함께 나누는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이한영기자
이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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