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엄마 3명 중 1명은 여전히 경력단절 겪어

올해 상반기 미성년 자녀와 함께 사는 기혼 여성의 경력단절 비율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 고용률과 워킹맘 비중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일·가정 양립 정책의 효과가 서서히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6세 이하 영유아를 둔 여성의 경력단절은 여전히 30%를 넘어서며 육아 부담이 가장 큰 장애 요인임을 보여줬다.

국가데이터처가 20일 발표한 ‘지역별 고용조사: 기혼 여성 고용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18세 미만 자녀와 함께 사는 경력단절 여성은 88만5000명으로, 작년보다 8만5000명 줄었다. 전체 비율은 21.3%로 1년 새 1.4%p 하락하며 2014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력단절 여성은 결혼, 임신·출산, 육아, 자녀 교육, 가족 돌봄 등의 사유로 직장을 그만둔 미취업 여성을 의미한다. 데이터처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가, 고용률 상승, 출산·육아 정책 확대 등을 주요 감소 요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자녀가 어릴수록 경력단절은 여전히 높은 비율을 보였다. 6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의 경력단절은 31.6%로 집계돼 가장 높았고, 7~12세 18.7%, 13~17세 11.8% 순으로 뒤를 이었다. 경력단절 규모 역시 6세 이하에서 46만1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자녀 수가 많을수록 경력단절 위험도 커져 자녀 1명일 때는 20.2%, 2명 22.3%, 3명 이상 23.9%였다.

전체 15~54세 기혼 여성 중 경력단절 여성은 110만5000명으로 비율은 14.9%로 나타났다. 이들이 일을 그만둔 이유는 육아가 44.3%(49만명)로 가장 많았으며, 결혼(24.2%), 임신·출산(22.1%)이 뒤를 이었다. 모든 항목에서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여전히 육아 부담이 경력 지속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반면 기혼 여성의 고용률은 67.3%로 전년보다 1.3%p 상승하며 집계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성년 자녀와 함께 사는 기혼 여성의 고용률 역시 64.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녀 나이가 많을수록 고용률은 증가해 6세 이하 57.7%, 7~12세 66.1%, 13~17세 70.4%로 나타났다. 특히 13~17세 자녀를 둔 여성의 고용률은 처음으로 70%를 넘었다.

자녀 수별 고용률은 자녀 1명(64.6%)과 2명(64.6%)이 같았고, 3명 이상은 60.6%로 소폭 낮았다.

데이터처는 “자녀 연령·자녀 수에 따른 고용률 격차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여성 고용률 상승과 경력단절 감소는 긍정적 변화지만, 영유아 돌봄 부담이 집중된 시기에 경력 유지가 어려운 구조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육아 공백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정책이 지속해서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옥기자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