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아이들은 부모 속 타들어 가는 줄도 모르고 도시락 들고 간다고 신났네요. 조리사분들 마음은 이해는 되지만 애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걱정이 앞서네요."

충북 청주에서 거주하는 A씨(46)는 20일 오전 초등학생 자녀 2명에게 도시락을 들려 보낸 뒤 이같이 밝혔다.

워킹맘인 A씨는 "학교에서 오늘 대체 급식(간편식 등) 한다고 전해 듣긴 했지만, 한창 클 아이들이 먹긴 부실할 것 같아 일찍 일어나 도시락을 쌌다"며 "오늘 하루뿐이긴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급식 파업은 좀처럼 적응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충북 도내 학교의 절반가량이 대체 급식을 했다.

앞서 지난 18일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전국여성노동조합,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는 총파업 계획을 밝혔다.

학교에서 급식·돌봄 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구성된 연대회의는 정기상여금 정액 150만원 등의 지급을 요구했다,

그러나 교육 당국은 명절휴가비 연 5만원 인상안을 내놓으며 대립했고, 이에 연대회의는 하루씩 돌아가며 권역별 총파업을 하기로 결의했다.

파업 첫날인 20일에는 충북을 포함 서울, 인천, 강원, 세종 노동자들이 참여했다.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도내 508개 급식 학교 가운데 46.7%인 237곳이 빵과 우유 등으로 간편식을 제공하거나 도시락을 가져오게 해 점심을 대체했다. 

261개교는 정상적으로 급식이 이뤄졌고 나머지 10개교는 시험 등으로 오전 수업 후 모두 귀가했다.

학교별로 급식 운영 여부가 다른 이유는 학교마다 파업 동참 인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도내 255개 늘봄운영 학교 가운데 파업에 참여한 학교 수는 31개교로 돌봄전담사 43명이 포함됐다.

유치원 방과후 과정(돌봄 포함)의 경우에는 230개 유치원 가운데 229곳이 정상 운영했고 1곳만 방과 후 과정을 운영하지 않았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도내 교육공무직원 6156명 가운데 21.96%인 1352명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급식과 늘봄, 특수교육 등 분야별 대책을 사전에 마련해 학생과 학부모 불편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충북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해 12월 6일에도 하루 동안 총파업을 벌인 바 있다.

당시 교육공무직 6603명 가운데 24.9%인 1643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돌봄전담사 72명도 여기에 포함되면서 일부 학교의 돌봄 프로그램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

한편 21일에는 광주, 전남, 전북, 제주 노동자들이 하루 동안 파업한다.

또 다음 달 4일에는 경기, 대전, 충남이, 5일 경남, 경북, 대구, 부산, 울산이 파업에 나선다.

 /진재석기자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