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가치가 입증된 물관리 AI
공공 인프라 시장 재편 신호탄
글로벌 인증이 만든 성장의 레버리지
한국의 물관리 시장이 조용히 판을 바꾸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K-water AI 정수장이 있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AI 정수장 기술로 '장영실상' 기술혁신상을 수상하며 물관리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번 성과는 공공 인프라 운영 방식이 기술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K-water의 AI 정수장은 수질·수량·전력·설비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최적의 운전 조건을 제시하고 위험 신호를 조기에 감지하는 구조를 갖췄다. 이 기술은 정수장 운영의 정확성과 안정성을 높이며 현장의 의사결정 체계를 한층 고도화했다.
기술 도입 속도 역시 눈에 띈다. 2022년 첫 적용 이후 전국 43개 정수장으로 확산되며 공공 인프라 분야에서 드문 속도로 디지털 기반 운영 체계가 자리 잡았다. 운영비 절감, 에너지 효율 향상, 수질 관리 고도화 등 다양한 지표에서 개선 효과가 확인되며 AI 정수장은 핵심 관리 체계로 자리 잡고 있다.
국제사회 역시 K-water의 성과를 연이어 인정하고 있다. 2023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공공서비스 분야 최초로 '글로벌 등대'에 선정됐고, 올해는 OECD의 글로벌 인프라 투자인증 제도인 BDN(Blue Dot Network)을 획득해 해외 프로젝트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기술로 공인됐다.
K-water는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2027년까지 AI 정수장 국제표준 제정을 추진하며 글로벌 물관리 기술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문숙주 K-water 수도부문장은 "AI 기반 물관리 혁신이 국가 기술경쟁력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안전한 수돗물 공급과 글로벌 확산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번 수상은 기술 경연에서의 승리가 아니라, 'AI 정수장'이라는 기술이 공공 인프라 시장에서 곧 경쟁력이라는 공식이 굳어졌다는 신호다. 한국 물관리 산업은 이제 실험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시장 확대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대전=이한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