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오후 9시 30분쯤 흉기피습 사건이 발생한 현장.  /조은영기자
▲ 지난 20일 오후 9시 30분쯤 흉기피습 사건이 발생한 현장. /조은영기자

“시장 안에서 이런 일이 또다시 벌어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어디 있어요.”

21일 오후 3시 30분쯤 충북 청주의 한 전통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시장은 사건의 흔적이 남아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시장 내부에서 흉기 피습 사건이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났지만 전날 저녁 벌어진 사건의 흔적을 보여주듯 시장 바닥 곳곳이 얼룩져 있었다. 

한 상인은 “오늘 오전에 출근했는데 바닥에 핏방울이 뚝뚝 떨어져 있어 물을 뿌려 지웠다”며 “일단 지우긴 했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시장 바닥의 피는 대부분 지워졌지만 시민들이 느끼는 불안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전날 상황을 목격한 또다른 상인은 “어제 가게 앞에서 구급대가 얼굴에 피를 흘리고 있는 사람을 치료해 주는 걸 봤다”며 “위험한 상황이 시장 안에서 벌어졌다는 게 충격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일이 다시 안 생긴다는 보장이 없다는 게 더 무섭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낮에는 상점 문이 열려 어느 정도 사람들의 왕래가 있지만 해가 지면 분위기가 급격히 달라진다고 한다. 

상인들은 “밤에는 가로등이 잘 안 켜지고 유동인구도 거의 없어 원래도 불안했다”며 “이번 일을 겪고 나니 늦은 시간에는 문을 잠그고 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둘러본 시장 내부는 천장이 막힌 구간이 많아 빛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외부와 단절된 좁은 통로 곳곳에 CCTV가 닿지 않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상인들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 때문에 이번 사건이 안전 우려를 더 키웠다고 했다.

현장을 둘러보던 중 우연히 최초 신고자 A씨를 만났다. 

신고자 A씨는 ”자려고 누워있었는데 크게  싸우는 소리가 났다”며 “‘나가!’라는 소리와 욕설이 들려왔지만 처음에는 별일 아닌 줄 알고 나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곧 ‘119 좀 불러달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한 남성이 피를 흘리고 서 있었고 그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사건 이후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현장을 목격했는데 어떻게 잠이 올 수 있겠냐”며 “혹시 내 집에도 누가 들어올까 봐 머리맡에 망치를 놓고 잤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건물은 일반 주택과 달리 외부인이 드나들기 쉬운 구조였다. 이번 사건은 좁은 시장 상가 위층 주거지의 취약한 안전 문제까지 드러낸 셈이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폐쇄회로 (CC)TV 영상 등을 확보해 피의자 추적에 나섰다. 

 

/조은영기자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