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조동욱 한국산학연협회장
올해 유난히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가장 많이 받은 한 해였다. 그러다 보니 지인께서 보내준 글에서 많은 것을 느낀 한 해이기도 했다. 제목이 ‘나의 마음을 바꿔라’이다. 살다 보면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친구, 직장 동료, 가족, 심지어 배우자까지도 처음에는 좋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갈등이 쌓이고 미움이 커지는 관계로 변하기도 한다.
때로는 상대가 사라졌으면 하고 바라거나, 어떻게든 멀어지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과 사람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내 마음뿐이다. 인간관계의 갈등은 오래전부터 인류의 숙명이었다. 인간의 삶이 영혼을 닦는 학교라면, 인간관계에서의 갈등은 인격을 가는 숫돌과 같다. 상대방이 거칠게 다가올수록 나의 인격도 단련되는 법이다. 가장 가까운 관계인 부부 사이에서도 이런 갈등은 흔하다. 처음에는 사랑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의 차이가 보이기 시작한다. 생활 방식, 가치관, 성격 차이로 다투게 되고, 상대의 단점이 점점 더 부각되면서 “이 사람과 내가 맞지 않는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은 배우자를 바꾸려 한다. 상대가 조금 더 이해해 주고, 성격이 바뀌길 기대한다.
△갈등은 성장의 기회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상대를 바꾸려 하면 오히려 갈등만 깊어질 뿐이다. 우리는 말 많은 사람에게서 침묵을 배우고, 성급한 사람에게서 인내를 배우며, 무례한 사람에게서 예의를 배울 수 있다.
지나고 보면 그런 사람들이 우리의 인격을 갈고 닦는 숫돌이 되었다. 그래서 갈등 속에서도 배울 것이 많다. 상대를 통해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고, 인내하는 법을 익히며, 관계를 조율하는 지혜를 얻게 된다. 모든 갈등을 없앨 수는 없다. 하지만 시선을 조금만 바꾸면 미움도 나를 연마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불협화음이 없으면 음악이 존재하지 않듯이, 관계 속의 충돌이 오히려 더 깊은 조화를 만들어 낸다.
우리는 대부분 세상을 바꾸려고 한다. 배우자가, 부모가, 친구가, 직장 동료가 나에게 맞춰주길 기대한다. 하지만 정작 변화가 필요한 것은 그들이 아니라 나 자신이다. 내 마음을 바꿀 때 비로소 관계가 변하기 시작한다. 누군가 나를 힘들게 한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자. '이 사람은 나를 단련시키기 위해 내 앞에 온 숫돌이다.' 마찰이 있을수록 칼날이 더 날카로워지듯, 충돌을 통해 나의 인격도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바꿀 수 없는 상대를 바꾸려 하지 마라. 내가 변할 때 상대도 변한다. 갈등은 성장의 기회다. 그것을 통해 인내와 이해를 배운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을 바꾸려 하지 말고, 나의 마음을 바꿔라. 세상은 결국 나의 마음이 비추는 거울일 뿐이니까. 우리는 숫돌을 탓할 수도 있고, 숫돌을 활용할 수도 있다. 갈등을 피해 도망치는 대신 그것을 갈고닦아 더 빛나는 인격을 만들어 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성숙이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만이
윗글을 통해 곰곰 생각해 보면 모든 것이 감사할 뿐이다.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감사할 줄 안다는 어른들 말씀이 기억난다. 감사하며 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