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전자통관 확산 전략 재가동
AI 기반 위험관리·특송시스템 확장
국제협력 강화, 개도국 통관 현대화

한국형 전자통관시스템 '유니패스(UNI-PASS)'가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관세청은 25일 서울세관에서 행정안전부, KOICA, 수출입은행, IT 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5년 유니패스 해외 확산 민관협의회를 열고 수출 전략과 국제협력 방향을 새롭게 맞췄다. 

회의장은 현황을 훑는 수준을 벗어나, 향후 10년간 글로벌 관세행정 표준을 설계하는 전략적 방향을 세밀하게 정리하는 공간으로 재구성됐다.

유니패스는 2008년 첫 수출 이후 16개국이 도입한 한국 관세행정의 대표 디지털 모델이다. 누적 수출액만 3억3000만달러에 달하며, 특히 아프리카 7개국에서 2억2000만달러 규모 사업이 추진될 만큼 국제적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전자통관 효율화는 수입국의 행정역량을 높이는 동시에 한국 기업의 물류 흐름을 안정시키는 효과도 가져와, 국가 수출경쟁력에 직접 기여하는 전략적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이날 회의에서 관세청은 기존 시스템 수출에 머무르지 않고, AI 기반 위험관리 시스템(AI-RM)과 특송물류 플랫폼까지 새로운 분야를 수출영역으로 넓히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물동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관세행정의 디지털 대응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다.

행정안전부는 국제 디지털 협력 방향을 설명하며 국가 간 데이터 교류 체계 고도화를 강조했고, 민간 기업들은 관세행정 AI 적용 사례와 현장 경험을 소개해 보다 실질적인 협업 방안을 나눴다. 기관별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해 해외 프로젝트 수주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도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번 논의는 유니패스가 하나의 IT 시스템을 수출하는 단계를 넘어서, 개도국 경제 인프라 개선과 행정 현대화까지 이끄는 국제 협력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도 갖는다. 전자통관 표준을 선도하는 국가는 무역 규범에서도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관세청의 전략은 국가적 외교·경제 지위를 높이는 효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회의를 주재한 관세청 하유정 정보데이터정책관은 "오늘 제안된 의견을 향후 해외 정보화 사업에 적극 반영해 수출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겠다"며 "정부기관과 민간기업이 함께 만드는 협력 체계를 더욱 견고하게 다지겠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47개국에 축적한 관세행정 현대화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2026년부터 아프리카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가 글로벌사우스 협력을 확대하는 기조와 맞물리며, 유니패스 해외 확산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대전=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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