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위성 전기추력 실증무대
국내 홀추력 기술 진화 흐름
군집위성 시대 핵심기술 부상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초소형 전기추력 기술이 실제 우주환경에서 성능을 검증받는 중요한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최원호 교수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큐브위성 'K-HERO(KAIST Hall Effect Rocket Orbiter)'가 27일 새벽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누리호 4차 발사체에 실려 올라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이 보유한 기술을 민간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이전한 뒤 처음으로 민간이 전면 주도하는 형태로 진행돼 국내 우주산업 전환 흐름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될 전망이다.
주탑재체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함께 산학연이 제작한 12기의 큐브위성이 동반 발사되며, K-HERO는 이 중에서 초소형 전기추력 기술을 직접 실증하는 유일한 위성이다.
K-HERO는 '2022 큐브위성 경연대회' 기초위성 개발팀으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개발이 추진됐다. 가로·세로 10cm, 높이 30cm, 무게 3.9kg의 3U 표준 규격으로 제작됐으며, 발사체 인터페이스·전기 규격·우주환경 안정성 요건을 모두 충족해 설계됐다.
핵심 임무는 연구팀이 개발한 150W급 초소형 홀추력기(Hall thruster)가 실제 우주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를 검증하는 것이다.
홀추력기는 전기를 이용해 제논 가스를 플라즈마로 만들어 추력을 내는 방식으로, 연료 효율이 매우 높아 군집위성 시대의 핵심 엔진으로 부상하고 있다. 로켓처럼 순간적 폭발력을 내는 방식이 아니라 일정한 전력을 지속적으로 활용해 위성을 천천히 가속하는 것이 특징이다.
홀추력기는 이미 대형 정지궤도 통신위성과 NASA·ESA의 심우주 탐사선에서 장거리 비행용 엔진으로 널리 사용돼 왔다. 그러나 높은 전력 요구량과 장비 크기 탓에 초소형위성에 탑재하기는 쉽지 않았다.
최근에는 SpaceX 스타링크 위성군을 계기로 초소형 전기추력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작고 효율적인 추력 엔진'은 글로벌 우주산업의 필수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K-HERO는 국내 기술로 만든 초소형 홀추력기를 우주에서 직접 실증하는 최초 사례로, 향후 국내 전기추력 기술의 상용화와 국제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최원호 교수 연구팀은 2003년 국내 최초로 홀추력기 연구에 착수해 플라즈마 기반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 2013년에는 KAIST 과학기술위성 3호에 200W급 홀추력기를 탑재해 실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번 K-HERO에는 전력 요구량을 대폭 낮춘 30W급 모델이 적용돼 초소형위성을 겨냥한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개발에는 연구팀의 실험실 창업기업 코스모비(주)도 참여해 기술 사업화 기반을 한층 강화했다.
최원호 교수는 "K-HERO를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전기추력기를 탑재한 소형위성 개발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이번 실증 모델은 저궤도 감시정찰 위성부터 6G 통신위성, 초저궤도 광학위성, 소행성 탐사선까지 다양한 임무에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광형 총장은 "이번 발사는 KAIST 전기추력 기술이 초소형위성 플랫폼에서 다시 한번 우주에서 검증되는 의미 있는 기회"라며 "국내 소형위성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이한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