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민상 중원대학교 교수 인터뷰

[충청일보] 지난 2006년부터 한국 수영 국가대표 팀 감독으로 활약하면서 '마린보이' 박태환을 한국 최초의 수영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아시안게임 2회 연속 3관왕으로 각각 키워낸 노민상 전 국가대표 수영 감독(55·사진)이 현재 충북 괴산 중원대학교 스포츠과학부 교수 겸 수영부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중원대 수영부와 함께 충북 수영 꿈나무들을 위해 중원대 수영클럽에서 초·중 학생들 지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노 교수는 지난 14일'체육훈장 청룡장'을 받았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1 체육발전 유공자 포상 전수식 겸 49회 대한민국체육상 시상식'에서 체육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체육훈장 청룡장을 받은 것이다. 노교수는 "체육인으로서 최고의 상을 받아 감사하다"며 "제2의 박태환 선수를 키워보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 수영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모두 5개의 등급으로 나뉘는 체육훈장 가운데 최고인 1급에 해당되는 체육인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훈장 청룡장을 받은 노 교수를 만나봤다. /편집자 주

- 중원대학교를 선택한 이유는.
△학교를 방문하기 전에는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캠퍼스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아! 이 곳이면 되겠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 한국체육대학교를 제외하고는 우리나라에 50m 규격 수영장이 있는 대학은 없는 줄 알았다. 중원대는 대한민국 어느 곳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좋은 시설의 50m 규격 수영장을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대표팀 사퇴 후 여러 기업에서 영입 제의를 받고 그만 쉬라는 가족의 적극적인 만류에도 수영에 대한 중원대의 열정과 지원이 마음을 움직이게 했고, 수영을 가르칠 수 있는 최적의 시설과 시스템을 확인하고 중원대를 선택한 것이다. 특히 제 2의 박태환 그리고 제 2의 노민상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이 새로운 곳, 중원대 스포츠과학부 레저스포츠학과에서 새로운 꿈을 현실화한다는 각오다.

- 충북과 한국 수영이 발전하려면.
△충북은 물론 한국 수영을 이끌고 있는 일선 지도자에 대한 처우가 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박봉과 열악한 운동 환경은 발전은커녕 퇴보를 가져다 줄 뿐이다.그리고 지도자간의 지식과 경험 그리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기회가 된다면 충북 지역에 있는 수영 지도자들과 함께 합동훈련은 물론 훈련 프로그램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전해 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겠다.마지막으로 수영 지도자 양성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중원대학교가 그런 시스템을 선도해 나갈 예정이다. 국내 수영계의 모범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남은 인생, 두 가지에 매진하고 싶다. 첫째는 제2의 박태환을 발굴·육성하는 일이고, 둘째는 훌륭한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다. 혼자하면 제2의 박태환을 단 한 명만 발굴할 수 있지만, 10명의 지도자가 선수를 지도하면 제2의 박태환 10명을 발굴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제2의 노민상 감독, 즉 훌륭한 수영 지도자가 많이 양성될수록 좋은 선수가 배출될 확률이 높아지지 않겠는가. 두 목표를 세운 뜻이다. 훌륭한 선수와 훌륭한 지도자는 능력이 같을 수 없다. 훌륭한 지도자란 올바른 지도관과 인성, 선수를 자식처럼 사랑하는 마음, 과학적인 훈련 커리큘럼을 숙지하고 실천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좋은 체육 시설이 갖춰져 있는 보금자리, 즉 지도자 양성소가 반드시 필요하다. 앞으로 이 곳에서 제2의 박태환과 같은 선수를 발굴·육성해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 최고의 수영 지도자가 배출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중원대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 매우 만족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이런 기회를 준 이사장님과 총장님, 중원대학교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 개인적인 바람은.
△지금은 새로 시작한 중원대 수영부 일로 정신이 없지만, 이 곳에 체계가 확립되면 오랫동안 마음에 품고 있던, 전국의 유명 사찰을 걸어서 여행하고픈 꿈을 실현하고 싶다. 오대산 월정사, 설악산 백담사, 합천 해인사, 보은 속리산 법주사 등은 불교 신자인 내게 늘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다.그러나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정신없이 일하느라 한동안 그 곳을 찾을 틈조차 내기 어려웠다. 대표팀 감독 직에서 물러난 뒤 바로 여행을 떠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앞서 밝힌 제2의 인생이 발목을 잡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꼭 떠날 것이다. 든든한 선배들과 더불어 우리 산천을 걷고, 텐트 치고 함께 자고, 고요한 산사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며, 그동안 부족했던 내 모습을 반성하는 시간을 갖겠다.한평생 노민상을 돌보느라 고생한 집사람과도 여행을 떠나야겠다. 아내는 지금껏 단 한 번도 비행기를 타본 적이 없다. 늘 바깥 일에 바쁜 남편 탓에 속 편히 여행 한 번 하지 못했다. 그 생각을 하면 언제나 마음이 아프다. 언젠가는 내가 가본 곳 중 가장 아름다운 나라 스위스를 아내에게 보여주고 싶다.

- 국민·충북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제2의 박태환을 배출하겠다는 국민들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 충북 수영계는 물론 우리나라의 수영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약력>
△출생 : 1956년 5월5일
△소속 : 대한수영연맹 (이사), 중원대학교 (교수)
△수상 : 2011년 제49회 대한민국체육상 체육훈장 청룡장. 2007년 제12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우수지도자상
△경력 : 2011년 3월~ 중원대학교 스포츠과학부 교수. 2010 제16회 광저우 아시안 게임 수영 국가대표팀 감독대한수영연맹 이사

▲ 노민상 교수.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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