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청년의 선행 기사를 대하며 한편 모처럼 자성(自省)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며칠 후 다가올 나의 생일을 맞아 두 딸들이 힘을 모아 명품 핸드백을 생일 선물로 사준다고 한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고 딸들에게 그 말을 듣는 순간 자식 키운 보람 있구나 싶어 기분이 좋았었다. 하지만 이 청년의 선행 앞에 그런 마음을 가진 자신이 왠지 부끄러웠다. 명품 핸드백은 100 만 원을 훨씬 호가하는 고가 아닌가.
사실 100 만원이란 돈은 있는 자들에겐 그다지 큰돈은 아니다. 하다못해 명품 핸드백 한 개 값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나 그 청년이 지적 장애인들을 위해 특수학교에 내놓은 100 만 원은 어느 가치로도 매길 수 없는 고귀한 돈이다. 지적 장애인 학교서 공익근무원으로 2년 동안 직접장애인들과 생활하면서 그들의 열악한 환경에 마음 아파하다가 자신이 받은 월급을 고스란히 내놓은 것이어서 더욱 그렇다. 그 청년의 100 만 원이 든 손때 묻은 통장을 받아든 장애인 학교 선생님들은 그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음에 한동안 말을 잃었다고 한다. 일부 교사들은 눈물까지 비쳤다는 내용에선 나또한 가슴이 뭉클하도록 감동이 일었다. 겨우 23 살 청년의 가슴에서 어찌 이런 훌륭한 생각이 움텄을까? 이 나이가 되도록 솔직히 내 자신도 미처 그런 생각은 꿈조차 꾸지 못했었다. 자신이 장애인들의 몸을 씻길 때 혹한에도 특수학교 온수 탱크가 작아 차가운 물이 자주 나오는 게 안타까웠다고 했다. 웬만한 사람 같으면 남의 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련만 청년은 남달랐다. 평소 그 청년은 인지능력이 없는 지적장애인들을 위해 자청해서 힘든 일도 마다않고 행했다고 한다.
이런 젊은 청년이 주위에 있는 한 우린 행복하다. 그래도 아직까진 세상엔 온기가 남아 있잖은가. 그 온기가 우리 곁에 존재하는 한 우린 밝은 미래가 있고 희망이 있다.
/김혜식 하정문학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