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마지막 토요일 동요대회 심사를 맡아 달라는 연락을 받고 행사장으로 급히 달려갔다. 반주자가 피아노 앞에 앉아 대기하고 출연할 어린이들이 가족과 소곤거리며 무대에서 부를 노래를 챙기고 있었다.

소음과 혼돈과 기계음으로 가득찬 도시의 한 곳에서 이런 기특한 동요대회가 열리고 있는 것은 깊은 산속을 헤매다 옹달샘을 발견한 기분이었다.'더하기사랑봉사대'라는 평범한 시민들 모임에서 아이들을 구하고 사랑하자는 취지에서 이 동요대회를 기획하였다는데 너무 놀랍고 고마운 일이다.이 봉사대원들은 사랑의 동전 모으기를 시작으로 결식아동을 돕고 요양원이나 복지관을 찾아가 목욕, 청소, 무용공연도 하는데 그야말로 시간과 재능을 오로지 남을 위해 기부하는 셈이다. 교직에 몸담은 나로서는 이 동요대회가 내가 할 일을 대신 해주는 것같아 미안감이 들었고 한달에 한번씩 심사봉사를 하기로 흔쾌히 다짐하니 마음이 조금 놓였다.

충청북도교육청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교육가족과 함께하는 음악회를 열고 있는데 이번 음악회는 '교육기부 활성화'라는 이색적인 타이틀을 달고 있었다. 기타와 바이올린 독주를 해준 두 젊은 소년은 높은 예술적 경지와 열정으로 관중을 사로잡았는데 모두 충북교육이 길러낸 세계적 인재로서 벌써 어린 동생들을 가르치며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소 생소하지만 교육기부는 기업·대학·공공기관·개인 등이 유·초·중등 교육에 인적·물적 자원을 비영리로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학생을 대상으로 진로·체험 프로그램 실시, 첨단 교육시설이나 기자재 제공, 소외·낙후 지역에 대한 교육프로그램 실시가 주가 된다. 무엇보다도 현직교사를 대상으로 전문 심화연수를 제공하기도 하니 과연 교육현장을 살려가는 융합적 방안이라고 보여진다. 우수한 예로 LG에서는 첨단과학기자재를 갖춘 차량을 마련 초등학교 현장에 찾아가는 이동화학교실을 운영하고 있고, 시제이 푸드시스템에서도 공부방 어린이에게 직접 간식과 식사를 조리하는 방법을 교육해 주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이미 2009년부터 충북반도체 고교와 하이닉스의 맞춤형 산학 프로그램이 성공리에 운영 교육기부의 모델로 평가받고 있으며, 학교, 학생, 기업 모두에게 기대 이상의 효과를 안겨주고 있다.

이처럼 교육기부를 실현하려는 것은 무한 경쟁 시대에 교육기부 활성화 없이는 창의와 인성을 고루 갖춘 글로벌 인재를 길러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나누어 줄 것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한다. 낮은 곳, 약한 곳에 작은 것이라도 기부하는 것이 성스런 일이라 한다면 교육현장에 기부하는 것은 나눔과 창조로 재생산되어 경제,문화, 복지의 기반을 마련하여 국민 모두가 행복한 사회, 나아가 건강한 나라를 세워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통계청 조사결과에 의하면 최근 1년간 현금이나 물품을 기부한 경험이 있는 국민이 100명중 36명 정도라하니 과연 밝아오는 글로벌 코리아이다. 이제 더 미루어선 안되겠다. 학부모, 교사 등 교육가족부터라도 교육기부를 실천해 볼 것을 기대하게 된다.



/박종순 회인초 교감,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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