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규 원장의 생활 동의보감

한의학(韓醫學)은 의학이자 생활이며 문화입니다. 우리 민족과 함께 태동하고 발전하고 변모하면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서울대학교 병원장, 성균관대학교 이사장을 지냈으며 문화훈장 대통령장을 받은 김두종은 그의 대표적 서적 『한국의학사』에서 환웅천왕을 우리 의약의 창시조로 천명하였습니다. 한의학은 전통 문화와 함께 성숙하였습니다. 때로는 앞서서 주도하고 때로는 뒤따르면서 보완하고 때로는 나란히 함께하면서, 우리 문화의 독창성을 최대한 발현하는 한편 보편성을 획득하는데 일조하였습니다.

배산임수(背山臨水)의 명당에 남향으로 방향을 정하고 너른 마당에 낮은 울타리를 갖춘 전통 주거 문화, 음식은 여기저기서 먹더라도 잠자리는 바꾸지 않으며 동서로 눕고 아침에 닭울음소리와 함께 일어나던 전통 생활 문화, 남자는 바지를 입고 여자는 치마를 입으며 어른은 흰 옷을 즐겨 입고 아이는 색동옷을 입던 전통 복식 문화, 쌀과 콩으로 기(氣)와 혈(血)을 보하고 각종 곡류와 채소로 오장육부(五臟六腑)의 균형을 유지하며 간장 된장 고추장 등으로 독소를 해소하는 전통 음식 문화, 신랑이 처가댁에서 혼례를 치루고 아이를 키우며 아이가 성장하면 처자식과 함께 본가에 돌아오는 전통 혼례 문화, 그 외에도 우리 전통 문화 어느 하나 한의학과 교감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건강은 생활로 인하여 증진되기도 하고 쇠락하기도 합니다. 올바른 생활 습관은 몸과 마음을 최적의 상태로 만듭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옛 사람과 요즘 사람을 다음과 같이 비교했습니다.

"옛 사람은 도(道)를 알았기에 음양(陰陽)을 따르고 술수(術數)에 잘 맞추며 음식에는 절도가 있었고 생활에는 법도가 있었으며 함부로 힘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천수를 누렸습니다. 요즘 사람은 술을 물처럼 마시고 멋대로 행동하며 술에 취한 채로 성교하여 정(精)을 고갈시키고 진(眞)을 소모하며, 아무 때나 마음의 쾌락에만 힘씁니다. 이렇게 생활에 절도가 없기 때문에 50살만 되어도 노쇠합니다."

수면생활, 음식생활, 성생활, 결혼생활, 사회생활 등 삶을 영위하는 하나하나가 건강과 직결됩니다. 어떠한 삶의 방식이 몸과 마음을 쾌적하게 할까요? 한의학은 건강증진의 나침반입니다.

우리는 정보화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매스 미디어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하여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홍수나 장마가 지면 오히려 마실 물이 부족하듯이 정보화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오히려 유익한 정보에 목말라 있습니다. 한의학이 우리 민족과 늘 함께하였듯이, 앞으로 생활 속에서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올바른 생활상식에 대하여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박성규 예올한의원 원장

<약력>
1962년생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한의학과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대학원 석사과정 수료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대학원 박사과정
현 서울강남 예올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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