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이시종 충북지사가 부적절한 처신으로 언론에 뭇매를 맞았다.

지난 10일 올해 처음 열린 충북도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이 지사는 도정에 대한 업무보고를 끝낸 뒤 홀연히 자리를 떳다.

피치 못할 사유가 있어 그렇겠거니 하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이 지사가 향한 곳은 정치행사장이었다.

같은 당 소속인 이재한 민주통합당 예비후보의 출판기념회 참석을 위해 도의회를 슬그머니 빠져 나온 것이다.

올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이 지사는 "공정하게 관리하겠다"고 공(公)언했다. 하지만 이번 부적절한 처신으로 이 지사 스스로 '공(空)언'을 한 셈이 됐다.

도지사란 자리 역시 선거를 통해 주인이 정해지는 선출직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충북도민의 살림을 챙겨야 하는 행정가이다. 그런 행정가가 특정 정당 후보의 출판기념회 참석을 위해 도의회가 열리는 도중에 나왔다는 것을 어떻게 납득할 수 있단 말인가.

또 얼마 전 한 예비후보는 해당 지역구 내에서 "관권선거가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 단체장이 지역 행사장 등에서 특정 후보예상자를 일일이 소개하고, 띄우기에 나서는 등 선전을 하고 다닌다"고 공개적으로 성토했다.

옛말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이 있다.

자치단체장 스스로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는 상황에서 공직자들에게 '정치적 중립'을 지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겠는가.

19대 총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지자체장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후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럴때일 수록 더욱 엄정하고 중립적인 자세를 견지해 주길 이 지사를 비롯해 도내 시·군단체장에 당부한다.


/한기원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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