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 1907년 금융조합을 시작으로 1961년 농협중앙회 창립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농업조직으로 지난 50여년간 숨가쁘게 달려왔다.

농촌 지도사업을 벌이고, 농업인을 위한 각종 구매·판매사업을 담당했고 은행을 중심으로 한 신용사업도 크게 키우며 더 이상 농업인 만을 위한 조직이 아닐 만큼 성장했다. 그러나 농협이 정부의 지원과 농민들의 이용으로 규모가 커지며 주객이 전도돼 농민이 농협에 예속되는 현실이 펼쳐지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우리나라 최고의 고객을 자랑하는 덩치에 비해 전임 중앙회장은 비리 혐의로 아직도 감옥에 있고, 전산센터가 공격당해 고객들의 거랠신용정보가 훼손 내지는 도난당했지만 아직도 정확히 파악못하고 대충 넘어가고 있다. 최근 지역 농협이 농민과 고객들에게 통보하지 않고 대출금 변동이율 차액을 숨겨 그들 만의 성과금 잔치를 벌이다 신뢰성에 치명타를 입고 있다.

또 다른 단위농협들은 수억원의 자금을 동원, 조합장 자리를 차지해서 한다는 짓이 농산물 원산지를 속이고, 면세유를 빼돌리다 적발되는 등 농민을 상대로 잇속을 챙기는 공공의 적으로 전락했다. 농민들은 사료 값 폭등과소 값 폭락으로 소를 굶겨 죽이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는 판에 농협의 자회사인 남해화학과 국내 유수의 비료회사들이 16년간 농협의 비료입찰 담합을 통해 1조6000억 원의 피해를 농민들에게 입혀 충격을 주고 있다. 농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농협과 관계된 제 식구들의 이익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농협이 중앙회와 신용·경제사업 지주회사로 분리하는 작업을 하는 만큼 성장하는데 반해 농민들의 살림살이는 해마다 쪼그라들고 있다. 농협은 신·경분리 보다 그동안 농협을 믿고 성장의 밑바탕이 돼 준 농심을 어루 만져야 할 때다.



/주현주 보은 기자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