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1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에 대해 "영토선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는데 국민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 "남북관계의 현실을 무시한 안이한 발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강재섭대표가 청와대 초
청에 대한 당의 입장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현안브리핑에서 "북한은 헌법적으로 우리 영토임이 분명하지만 실효적 지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영토"라며 "노 대통령은 헌법이 규정한 법적 현실과 실제적 현실을 혼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 대변인은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헌법 운운하면서 '한반도 전체가 우리의 영토인데 영토 안에 그어진 줄이 무슨 영토의 개념인가'라는 논리를 전개했다"고 진단한 뒤 "nll은 바다의 휴전선과 같은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것이 냉엄한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노 대통령이 오히려 오도된 현실인식으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이런 잘못된 인식이 남북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국회 국방위 소속 맹형규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nll은 우리 해군이 수십년간피와 땀으로 지켜낸 우리의 영토선이며, 이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노 대통령의 사고와 인식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고 비판했다.

통외통위 소속 권영세 의원도 "노 대통령이 4년간 그런 인식을 갖고 안보를 책임지면서도 아무 일 없었다는 게 다행스러울 정도"라고 힐난한 뒤 "임기가 몇개월 남지 않았다고 해도 대통령으로서 그런 발언을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또 "휴전선이나 nll이 법적으로는 영토선이 될 수 없으나 사실상 그런 역할을 하고 있고 이는 지켜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진 의원은 "nll은 사실상 서해상 군사분계선이고, 통일이 될 때까지는 우리를 지키기 위한 선"이라며 "노 대통령이 스스로 이를 영토와 분리시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앞서 이날 낮 청와대에서 가진 여야 정당대표 및 원내대표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nll에 대해 "그 선이 처음에는 우리 군대(해군)의 작전 금지선이었다.

이것을 오늘에 와서 '영토선'이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렇게 되면 국민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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