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말썽을 피워 이곳에 왔지만 누가 저 아이들을 문제아라 할까요. 불우 이웃에 연탄을 전달하고 김장을 같이 담구는 모습, 이를 악물고 끝까지 마라톤을 완주하는 저들을 보면서도 문제아라는 고정관념을 갖은 것이 안쓰럽네요. 상처받고 억압된 아이들을 심리 치료하여 행동을 바꾸는 곳이니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알거라고 변명을 해 봅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고사 성어를 늘 생각하면서도 고정관념은 가끔 이렇게 청맹과니를 만들지요.
이 아이들을 선도하는 청명학생교육원에는 고라니와 강아지, 다람쥐가 있습니다.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이들의 새 이름을 지어 보자고 했답니다. 기성세대가 생각지도 못하는 신선하고 기발한 "우리, 모두, 함께" 라는 사회공동체적 이름이 나왔다고 하네요. 그들은 이렇게 남보다 감각이 예민하고 창의적으로 앞서가서 보통사람들이 문제아라고 하는 게 아닌가 싶어 뒤통수를 맞은 듯 했습니다.
눈뜬장님이 따로 있는 게 아니구나 싶은데 오디션 프로그램이 이목을 집중시킵니다. 세 살에 고아원에 버려져서 학대에 시달리다 못해 다섯 살 때 고아원을 뛰쳐나온 청년이 출연을 했습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생을 한 그가 부르는 넬라 판타지아는 심사위원과 방청객을 울렸습니다. 다행히 그는 3인의 심사위원 전원일치 합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약자가 승리한 것 같은 쾌감에 눈물을 훔치며 성공을 기원했습니다.
이렇게 아이를 버린 이도 있지만 무지와 욕심이 앞서서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했는지 많은 부모들은 아이들이 성장한 후에 알게 되지요. 어버이가 되려는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자격증이나 면허증이 주어진다면 부모들의 실수가 줄어들지 않을까싶습니다.
정부에서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내 놓을 만큼 걱정스런 분위기입니다. 사회가 발달하면서 어쩔 수없이 생기는 현상이지만 바른 인성의 기본은 가정에서부터 출발한다고 봅니다. 부모 선교육 과정도 이수치 않은 우리들이 자신의 어려웠던 성장시절과 비교하면서 아이에게 부모가 못 이룬 꿈을 주입시키며 다그치지요. 나는 바담풍 해도 너는 바람풍하고, 우선 점수 잘 받아 일류 대학에 가서 성공해야한다고 닦달을 합니다. 등치가 부쩍 큰 사춘기 아이들은 이래저래 불만이 잔뜩 쌓입니다. 이런 스트레스를 풀 시간과 공간이 없다보니 생활하는 시간이 가장 긴 교실에서 표출 되어 폭력이 발생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그래도 가르침대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날이 발전하고, 문제아라는 낙인을 지워가며 꿈을 이루는 아이들이 있는 한 우리에겐 희망이 있습니다. 학교폭력이 네 탓이라는 선입관을 버리고 우선 내 아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여 그들의 말을 들어 보아야지요. 오늘부터 우리 부모들이 일방적으로 훈계하기보다 한 결 같이 인정해주고 믿어주며 사랑으로 본을 보입시다. 혹독한 추위가 이어져도 기다리면 따스한 봄이 오는 자연의 섭리대로 우리 모두 함께 밝은 세상을 열어 가자 구요.
/이영희 충북학생수련원 기획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