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협동화단지 입주 선언 14만㎡에 750억 투자협약

▲ 공장협동화단지 투자협약 체결식.

2009년 협력업체 연계입주 완료...로 물류비·시간절약으로 경쟁력 확보



민선4기 지방자치단체가 직면한 최대 화두는 '경제'. 이 화두는 '경제특별도 건설', '투자1번지' 등의 슬로건으로 표현되고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와 같은 정책으로 이어지고 있다. 민생고의 장기화 속에서 하루 빨리 불황이 끝나기를 바라는 서민들로서는 반갑기 그지없는 일이다.

이같은 '경제희망'을 영동에서 그리는 업체들이 있다. 충북에서도 외곽지역으로 분류되는 이곳에 과감한 투자를 선언한 15개 업체. 객체로는 중소규모지만 이들이 발산하게 될 잠재력만큼은 무한하다. '충북경제 활성화'라는 화두를 이들에게 던져도 손색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편집자 주>



영동군 공장협동화단지 조성



영동군 영동읍 주곡리 산 4-3번지 일원 14만4000여㎡(4만8000여평). 가칭 '영동공장협동화단지'. 국가나 자치단체에서 주도적으로 조성하는 일반 산단과는 달리 순수 민자유치를 통해 조성된다. 영동협동화단지는 현재 사유지 매입을 완료하고 일부 국유지에 대한 토지사용 승락을 절차를 밟고 있다.

사업비는 부지매입비와 조성비, 건축비, 시설설비비 등을 포함 750억여원. 입주할 업체들이 사업비 전액을 부담한다. 올해 사업추진에 필요한 각종 서류와 인허가 과정을 거쳐 내년 7월께 착공할 예정이다. 입주시기는 단지조성이 완료될 2009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협동화단지 입주 후 운영시스템은 일반 산업단지와 다르다. 15개 입주업체들은 소상공인 개념을 도입한 별도 협동화단지협의회를 구성, 공동시설물 사용 및 제반 운영관리에 대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예정이다.

이들은 오는 25일을 전후로 지구단위계획 수립과 용도지역 변경을 위한 도시기본계획 입안 제안서 등 세부적인 관련서류를 행정기관에 제출할 예정이다. 군은 서류가 접수되는 대로 신속한 검토와 처리로 이들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영동군은 단지조성이 완료되면 최고 400여명의 직접고용 창출효과는 물론 유동인구 증가로 상업활성화, 가족단위 인구 유입에 의한 지역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단일업체 이전 아닌 협력업체 이전



영동협동화단지에는 물에서 분리한 수소의 열을 이용해 냉난방 원료로 사용하는 기술을 보유한 (주)에보컨과 플라스틱 합성수지 일회용 용기제작업체 (주)진영포자안업, 철물창호업체인 (주)대광, 예초기 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주)대한특수공구 등 총 15개 업체가 입주할 예정이다.

전기전자부품 생산을 통해 견실한 중소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는 (주)영동기전, 단열재 생산업체 (주)하니판, 대전충남인쇄업계에서 섬세한 인쇄기술 인정받는 (주)모든인쇄문화사도 뜻을 같이한 업체다.

철구조물을 생산하는 하나공영산업과 약주제조업체 오대서주양조, 자동차부품 생산업체 pcy, 예초기 부품 생산업체 일우정공 옥내외 간판전문업체 앰지애드, 금속구조물 창호업체 태성 eng, 골판지상자 생산업체 동명산업도 '영동시대'를 함께 열어갈 주역들이다.

관악기 제작업체인 마르키니악기산업은 난계 박연 선생의 음악정신과 '국악의 고장'이라는 특수성에 매료돼 입주를 결정했다.

영동협동화단지의 경쟁력은 업체간 상호협력이 가능해 생산효과 증대와 경제적 절감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에보컨에서 필요한 각종 자재품을 대광이나 영동기전 등에서 제작? 공급하고 각 업체에서 필요한 홍보물은 모든인쇄문화에서 전담하게 된다. 이와같은 공정순환(또는 지원) 시스템 구축으로 시간절약과 물류 이동비 절감이 가능해진다.



에보컨, 수소열 이용한 특허기술 획득



지난 2000년 12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주)에보컨(대표 민영경). 이 업체는 기름이 전혀 필요 없는 특허기술을 획득하고 '다기능 복합열교환기'를 생산한다. 오랜 연구 끝에 물에서 분리한 수소를 가열해 얻은 열을 난방의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물과 전기를 제외한 별도 에너지가 필요 없다. 석유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 입장에서 에보컨의 특허기술은 에너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자원이 되고 있다.

이 업체의 생산제품은 기능별로 나눠 모두 8가지 정도. 그중 보일러와 에어컨 공기청정기 냉온수기 가습기 등이 주요 생산품목이다. 연료를 사용치 않고 물과 공기만 사용하는 이 제품은 냉풍 온풍 온수 냉수 등 4가지 기능이 모두 가능하며 에너지 절약율 76%, 관리유지비 절감효과 90% 이상을 달성하고 있다.

에보컨은 이같은 제품으로 연간 6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매출 대부분은 해외수출에서 이루어진다. 내수매출은 연 7억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해외수출은 연간 600억을 넘어섰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가 주요 수출국이며 영동단지 입주 후에는 유럽까지 수출판로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인쇄출판문화를 선도해 나갈 모든인쇄문화사



700여개 인쇄출판업체가 밀집해 있는 대전인쇄문화거리. 최근 대전시가 추진할 예정인 대전충남첨단인쇄정보산업단지(8만여평 규모) 조성사업이 이곳에서 시작되고 있다. 이 사업을 전면에 나서 추진하고 있는 곳은 대전충남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이 조합의 구심점을 이루고 있는 곳이 바로 모든인쇄문화사(대표 구자빈)다.

모든인쇄문화사는 1995년 20여년동안 현업에서 실무를 익히며 창업을 꿈꿔온 구 대표가 당시 3500만원의 자본금으로 설립한 회사다. 직원 없이 일본의 한 옵셋인쇄기 1대를 리스해 시작한 이 기업의 가장 큰 재산은 구 사장의 발빠른 현장감각.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순발력은 특히 돋보이는 대목이다. 웬만한 중견기업도 줄도산을 면치 못했던 imf 당시, 모든인쇄문화사는 오히려 사세확장을 추진한 얘기는 지역업계에서는 전설과도 같은 얘기가 됐다.

구 대표가 인쇄기를 추가로 매입한 이유는 간단하다. 고가의 달러로 사들인 외제 인쇄기가 헐값에 국외로 반출되는 것을 막는 것만이 국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쌓아온 오랜 신용이 바탕이 돼 반출 직전의 인쇄기 4대를 추가로 구입하고 직원도 18명까지 늘렸다.

사세확장과 함께 직원들의 처우도 대폭 개선했다. 업무가 힘든 만큼 이들에 대한 안정된 처우가 인쇄출판업이 3d업종에서 탈피하는 지름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7~8년차 기술자를 기준으로 업계의 평균임금은 150만원 수준보다 많은 200만원을 지급, 직원들의 사기를 높였다. 이같은 그의 노력은 현재 대전충남지역의 인쇄업 종사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단초가 됐다. /이성아 기자 yisunga@





인터뷰- 모든인쇄문화사 구자빈 대표



모든인쇄문화사가 사세확장지로 영동을 선택한 것은 틈새시장의 가능성 때문이다. 충북에서도 외지로 분류되는 영동군은 그동안 기업인들에게 투자제외 대상이었다. 거리가 멀고 지역이 협소해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자빈(42) 대표의 판단은 다르다.

"영동은 충북에서는 외곽지역이지만 우리나라 전체를 볼 때는 그만한 중심지도 없지요. 대전과 가깝고 산업도시인 대구, 김천 등과의 인접성도 기업인에게는 매력적인 요소가 됩니다. 우리나라 전체를 놓고 볼 때 가능성이 무궁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죠."

구 대표가 영동협동화단지에 투자할 금액은 부지매입비(2000평 규모)와 사무실 건축비, 시설설비비 포함 5억원 정도. 협동단지 투자규모가 750억원에 비해 적은 규모다.

하지만 이 업체로 인해 협력업체들의 홍보업무가 원활해지고 결국 경제적 절감효과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단일업종인 인쇄출판업으로 '약방의 감초'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전략이다.

구 대표는 단지 내 업체 뿐 아니라 영동지역의 취약한 인쇄문화를 선도해 나갈 계획도 수립중이다. 영동대를 비롯한 대학과 각종 관공서 등의 인쇄물을 지역 내에서 자체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완비하겠다는 것. 여기에다 과수농가들이 제작하고 있는 포장박스 등을 수주받을 경우 사업성은 충분해진다. 이 구상은 농가들의 제작비를 절감시켜 지역의 이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남보다 강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직장노조를 만들고, 인쇄산업협동조합의 투명한 운영을 위한 정관개정 등으로 업계발전을 도모해 가는 구 대표. 그가 토탈시스템의 인쇄문화 지향으로 또다른 지역경제의 문을 열어갈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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