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소위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구태를 재연하고 보수성향도 진보성향도갈라져서 이념별 이합집산을 하더니 결국 노선도 불분명하고 정책도 구분이 없는 차별성 없는 "그 나물에 그 밥"이 되어 버렸다. 그 후 일개월동안 진행되어온 공천싸움은 정치는 역시 지저분하고 치졸한 이전투구라는 확신을 심어 주면서 등을 돌리게 하는 단초를 제공하였다.
-그 나물에 그 밥
여당도 이념차이가 없는 보수를 표방하고 갈라지고, 야권도 말로는 야권연대이지만 민주당 간판만 내린 채 제 밥그릇 찾는 도로 우리당이 되었다는 평들이 신문을 도배하고 텔레비전도 좋지 않은 소식만 귀찮을 정도로 들려와 채널을 돌리게 한다. 이젠 국민들도 그 정도 상식이나 양식은 다 갖고 있다.단지 말을 하지 않고 있을 뿐인 것을 그들은 모르는 가보다.
"그때 노무현과 지금의 박근혜 대결과 나라 앞날" "친박과 친노란 말이 사라져야 정치가 정상화된다." 에 이어 "이대로 가면 나라가 위태롭다"라는 오피니언이나 사설들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언론이 위태롭기도 하고 정치판이 난장판이 될 것이란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국민을 위한 정치, 소통을 위한 정치를 표방하고는 있지만 이게 그들만의 선거이지 고객인 국민들을 위한 총선은 진정 아니라고 본다. 정치가 본래 집권을 위한 것이 목표라 하니까 큰일도 아니지만 작금의 한국 정치를 볼 때 는 좀 더 냉정해져야할 필요가 있다. 현 정부에 대한 심판과 복수를 운운하는 것이 진정한 정치이고, 소통을 중요시하지 않는 정부가 과연 진정한 국민들을 위한 자세는 아니라고 본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역사에 있다. 이 역사를 부정하게 되면 부모를 인정하지 않는 꼴이므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누구나 국가사업의 중요성은 인식한다. 여기에 찬반의 의견이 대립되고 국가백년대계를 위한 일로 의견을 수렴하면서 역사는 흐른다. 밉다고 나와 뜻을 달리한다고 전임자의 업적이나 사업을 뒤엎는 다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경쟁에만 매달리다 보면 기본과 역사를 망각하게 된다. 한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한풀이식 정치가 계속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하기에 이번 공천실상과 작태를 보면서 국민들이 등을 돌리게 된 것이다. 훌륭하고 덕망있는 인사들로 공천되기를 희망했던 국민들은 여론조작, 낙하산이나 범법자 공천에다 제멋대로 지역구 이동 등 구태를 재연한 일에 혀를 내두르며 투표를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정책 대결
여기에 더욱 심각한 것은 공약부재에 있다. 공약은 자기 당의 정책소신과 지역의 핵심사항이 포함되어야 하나 문구 한자만 다를 뿐 내용도 같고 순서도 동일하다. 보육 등 복지정책, 일자리 창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등이 그러하다. 맞춤형 복지나 보편적 복지나 용어만 틀리지 비슷하다.
재원확보의 방법도 없는 헛된 공약이 뻔한 이런 것은 선심성도 아니다. 눈가리고 나중에 세금 몰수해가는 그야말로 무책임한 것이다. 무상급식에서 무상보육이 채택되면서 근로여성 도움움이나 출산장려라는 본질보다는 "받은 양육수당으로 영어 유치원비나 쓰겠다"는 보도에 사회적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 주 5일제 수업이 사교육비 지출로 이어지는 잘못과 같이 종합적이고 미래를 보는 안목이 부족한 공약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공약을 다각적인 측면에서 분석하고, 정책적인 대결을 통해 표심을 잡는 공정한 선거가 되어야 할 것이다. 격이 낮은 토론회를 시민들이 계속 지켜봐야 하나 하는 답담함이 가슴을 억누르고, 선거법에 저촉이 되지 않는 다면 투표거부운동을 하고 싶은 심정이다.
/이장희 충북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