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총선이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금 추세로는 어느 당도 과반 의석을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제 제1당이 누가 되느냐가 최대 관심사다. 이번 총선은 12월에 있을 대선과도 무관치 않다. 대권주자인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선거운동 기간 전국의 주요 격전지를 돌며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벌써 너무 많은 유권자와 악수를 하여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있을 정도다. 민주당 한명숙 대표도 전국을 순회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미래 전진론'을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을 내세워 부동층 잡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당초에는 야권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금 판세로는 승부를 어느 당도 점칠 수 없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의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와 민주당 정세균 후보의 접전이 불을 뿜고 있으며 부산 사상의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와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대결도 볼만하다. 이곳 두 지역의 승패가 전체 선거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신설 선거구 세종시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선진당이 맞붙어 전국적인 관심사다.

낙동강 벨트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새누리 박 위원장은 지금까지 3번 부산을 찾아 공을 들였으며 1일에도 부산을 찾아 총선 후보를 지원했다. 구포시장 방문을 시작으로 사상구, 부산진구, 남구 등을 잇달아 찾아 부산발 야풍을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이어 오후에는 경남 김해, 창원, 진주, 거제를 찾아 유세를 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과 문성근 최고위원도 지역구를 옮겨가며 유세를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 박 위원장 방문에 맞춰 1일 부산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대대적인 합동 유세도 벌였다. 합동 유세에는 문 고문과 문 최고위원 외에 김정길(부산진을), 김인회(연제), 장향숙(금정) 후보가 참여하여 열기를 고조시켰다. 새누리당은 부산을 수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민주통합당은 부산에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양보없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문 고문과 문 최고위원이 동반 당선될 수 있느냐가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모 일간지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당 지지도는 민주통합당이 28.7%, 새누리당이 27.4%로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투표 확실층에서는 새누리당이 33.3%로 민주통합당의 27.9%보다 오히려 5.4%포인트 앞섰다.

새누리당 텃밭인 영남의 일부 표심이 민주통합당으로 이동한 것도 특징이다. 지난 1월 25일 조사에선 대구·경북의 새누리당 후보 지지율이 41.2%였지만 두 달 만에 37.1%로 떨어졌으며 민주통합당 후보의 지지율은 13.7%에서 21.2%로 올라갔다. 부산·경남에서도 민주통합당 지지율이 21.4%에서 26.7%로 상승했다.

서울은 새누리당은 28.5%, 민주통합당 27.7%로 접전이며 인천·경기는 민주통합당 31.1%, 새누리당 24.6%로 조사됐다. 호남 지역은 민주통합당 32.0%, 새누리당 10.8%로 민주통합당 지지가 3배 많았다. 대전·충청권에서는 민주통합당 28.9%, 새누리당 25.5%로 민주통합당이 조금 앞서는 가운데 충청권 정당인 자유선진당 3.6%로 통합진보당 7.7%에도 뒤져 이채로웠다. 이번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표본오차는 ±3.1%포인트라고 밝혔다. ·

초 접전 지역이 늘어나면서 선거법 위반도 크게 증가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지금까지 선거법 위반으로 1032건이 적발됐다. 유형별로 인쇄물 배부가 224건으로 가장 많았고 금품·음식물 제공 216건, 문자메시지 이용 139건 등이었다. 접전 지역이 증가하면서 앞으로도 선거법 위반 사례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선관위가 철저한 감시를 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무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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