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산막이 옛길을 들어서면 묘한 나무 한 쌍이 걸음을 세운다. 연리지(連理枝)로, 다른 나무의 가지가 맞닿아 있다가 결이 통해 하나가 된 나무다. 알파벳 H자 모양의 참나무, 그 아래를 부부싸움을 한 부부가 돌면 화해를 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호수 곁으로 난 길에는 이 곳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시가 곳곳에 걸려 있다. 소나무 숲에는 출렁다리 놓여져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길에 잔잔한 재미를 더했다. 그러나 출렁다리를 설치하면서 주변의 나무에 의지하고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늘면 늘수록 나무가 고스란히 져야 하는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군에서 관리 감독하는 산막이 옛길 주차장 운영이 국가 정책이라면 경차나 장애인 차량에 대해서는 할인혜택이 있어야 할 것이다.

괴산호 산막이 옛길 일대의 생태계 보전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것도 괴산군의 몫이다. 지난 해에만 88만1000여 명의 외지 관광객이 찾아와 전년의 30만 명에서 거의 3배로 늘었다. 비학봉 마을 영농조합은 지난 해 1년간 유람선과 주차장 운영으로 각각 6억5700만원, 99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관광객이 늘면 늘수록 출렁다리에 묶여 있는 나무가 부담을 져야 한다. 산막이 옛길의 성공 토대는 '자연'이다. 자연이 우리에게 준 소중한 선물을 간과해서는 절대 안 된다. 괴산군은 산막이 옛길에 대한 성공에 심취하지 않고 자연을 벗 삼고 자연에 순응할 줄 아는 지혜로운 정책을 입안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괴산의 아름답고 풍부한 자연환경을 자원으로 괴산 만의 넉넉함과 특색 있는 정책이 내일을 밝게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기를 바란다.



/지홍원 괴산·증평주재 부장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