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총선에서 당초 100석도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았던 새누리당이 과반이 넘는 152석을 확보함에 따라 완승했다. 이같은 새누리당의 승리는 전적으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공이라고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박 위원장은 비상대책위를 중심으로 당명도 바꾸고 공천을 획기적으로 단행했으며 서민을 위한 공약도 개발했다. 이같은 변화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실망한 국민들이 한번더 밀어주자는 믿음을 갖게 했으며 이것이 총선 승리의 요인이 됐다.

또 한·미 FTA 개정과 제주해군기지건설을 반대하는 민주통합당에 정권을 넘겨 줘서는 안된다는 보수층의 결집이 이번 선거에서 박 위원장이 이끄는 새누리당에 승리를 안겨 준 원인으로 분석된다. 총선이 끝남에 따라 이제 12월에 있을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에 되느냐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새누리당 박근혜 위원장이 가장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게 됐다. 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인 문재인 상임 고문은 비록 부산에서 당선됐으나 다른 후보들이 고전하면서 생각보다 낙동강 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 때문에 문 당선자의 인기가 고공행진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야권의 강력한 대선 후보인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경우도 아직은 정치 일선에서 검증되지 않아 대선 후보로써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여권에서는 박근혜 위원장이 유일한 대통령 후보라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대신 야권은 문재인 고문과 안철수 교수가 거론되고 있으나 둘중에 누가 최종 주자가 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많은 사람들은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처럼 야권에서 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가 정해지면 야권 단일화를 위한 국민 경선이 실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문재인 고문이 민주통합당의 후보로, 안철수 교수는 다른 야권의 후보로 나서 경선을 치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의 경선에서 지금까지 인기도 등으로 볼때 안 교수가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결국 박 위원장과 안 교수의 빅매치가 성사될 것으로 전망할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가정은 현재의 정치판을 보는 일반적인 분석이며 선거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서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보수 대 진보의 한판 승부로 대선을 치르게 된다면 보수층은 박근혜 위원장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뭉칠 것이고 진보 진영은 야권 단일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뭉칠 것이다. 결국 젊은층과 노장년층의 대결이 될 수도 있다.

4·11 총선에서 보수층 지지자들이 진보 진영보다 더 강력하게 뭉쳤던 것처럼 대선에서도 그럴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반면 진보 진영도 총선에서는 패배했으나 대선에서는 이겨야 한다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결집에 나설것이다. 결국 어느 선거때보다 보수 대 진보의 양보 없는 대결로 이번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 위원장은 중앙선대위 해단식에서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우리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총선 공약의 강력한 이행 의지를 밝혔다. 또 "우리 모두 나라가 잘 되게 하기 위해 여기 있다"고 말하고 "우리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강력한 공약 이행으로 국민들로 부터 신뢰를 쌓으려는 의지를 나타냈다.

선거에 패배한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새로운 변화를 향한 국민의 열망을 제대로 받들지 못한 데 대해 무한 책임을 느낀다"며 대표직을 사퇴했다. 또 "총선 민심에서 교훈을 찾고 성찰과 자기 혁신에 매진, 정권 교체를 위한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자"고 강조했다.

여·야는 이번 선거 승패에 따라 명암이 극명하게 갈렸지만 제 2라운드인 대선을 행한 치열한 격전이 다시 시작되는 분위기다.



/조무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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