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 취업의 꿈
봉제 기업에서 이루게"

충주에 최대규모 녹색패션산단 조성 주도
새터민·다문화 주부 2500여명 고용 예정
주거문제 해결 등 국내 정착 연착륙 노력

[충청일보]정부가 한·미FTA 발효를 계기로 해외에 진출했던 기업의 국내 U턴과 기업 인력난 개선을 위한 미니복합타운사업 확산 등 중소기업 지원책을 모색하는 가운데 충주에서 ㈜MIK가 진행 중인 녹색패션산업단지 조성이 활기를 띠고 있다.

국내 U턴 봉제업체 등 패션관련 업체를 대상으로 새터민 등 사회적 약자 고용을 표방한 녹색패션산단의 조성 방침과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산단을 태동시키고 기반공사를 진두지휘 중인 이만중 ㈜보끄레머천다이징 회장(69·사진)을 만나 산단 전망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산단 조성은 얼마나 진척됐나
현재 부지 매입과 설계용역 등을 마치고 기반 조성공사까지 공정률 31%를 보이고 있다.

내년 4월 말까지 완공을 마칠 예정이다.

모든 역량을 기반공사에 최대한 집중해 공기를 2~3개월 앞당기려 한다.


△패션산단 구상 동기는
당시 미국과 EU, 중국, 일본 등과 FTA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향후 FTA가 체결될 경우, 패션산업분야에서 국내에 생산기지가 없으면 수혜를 볼 수 없을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에 패션산업단지를 시급히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섬유분야는 원단과 원사를 생산하는 기반시설이 있어 문제가 없었지만 봉제의류는 80년대 중반 국내 기반이 붕괴된 상태에서 FTA가 발효될 경우 시장만 내주고 혜택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 예상됐다.

또 중국 진출 업체들의 현지 인건비 상승 등 외적 요건도 국내 생산기지 U턴을 예상케 했다.

이런저런 상황예측 아래 서둘러 패션산단 조성을 진행해야 한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

△현재 패션업계 상황은
지금은 더 급해진 상황이다.

급격히 국내 U턴기업이 늘고 있다.

녹색패션산단이 1년 정도 지연되지 않았다면 시기가 딱 들어 맞았을 것이다.

지난달 용탄농공단지에 둥지를 튼 ㈜영프라자가 중국에서 국내로 돌아온 경우다.

현재 충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협약을 맺고 다문화가정의 결혼이민자 25명을 채용해 공장 가동 중이다.

한국 패션업계가 이전에는 중국 등 해외에서 50% 가량을 생산했지만, 중국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고도화를 추구하면서 인건비도 전략적 상승을 보여 지금은 국내생산보다 별로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다.

10~15%만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새터민 등 고용이 눈에 띈다
패션산단 구상에는 국가가 고민하는 새터민과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사회적 약자의 안정적 일자리 문제를 기업의 참여로 풀어보자는 생각도 함께 녹아있다.

이들에 대한 문제는 정부의 재정지원만으로는 해결에 한계가 있다고 본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보다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일 수밖에 없다.

녹색패션산단에서는 근로자의 최소한 3분의 1은 사회적 약자를 전략적으로 고용할 계획이다.

2500명에서 3000명까지 계획하고 있다.

새터민과 다문화가정 등에 대한 고용은 정부의 재정부담을 덜어 주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 인력의 국내 유입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올해 해외에서 4만 9000여 명이 우리나라에 일하기 위해 들어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패션산단의 국내 사회적 약자 고용이 이런 해외인력의 유입을 부분적으로나마 대체할 것으로 본다.


△정부와의 협력이 중요하겠다
정부에 고용 활성화를 위한 투웨이(2way) 지원시스템을 제안했다.

고용자와 피고용자에게 동시에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다.

해외에서 국내로 U턴하는 봉제기업들은 자금력이 약한 편이다.

이들이 새터민이나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사회적 약자를 고용하면 고용비율에 따라 공장 부지 매입비를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새터민 국내 적응 성공적인 것만은 아닌데
2년간 새터민을 고용해 그들의 정서를 공부하고, 탈북 연예인 공연단을 지원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정부 주도의 새터민 고용정책이 실패한 원인은 문화의 차이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성장해온 북한은 열심히 일하고 야근을 해도 급여 차가 없는 사회였기에 남한의 경쟁사회에 적응이 쉽지 않고, 언어 차이로 인한 의사소통에서의 오해 등 여러 요인들로 인해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고 물러나게 되는 것이다.

고용자 측에서 이들의 문화적·정서적 차이를 이해하고 포용해야 한다.

생명을 걸고 탈북한 이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피폐한 상태에 있다.

이들에게 가족애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회사가 돼야 성공적 정착을 기대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영프라자에는 2002년 뽑은 직원이 지금도 근무하고 있다.

자식처럼 케어한다.

새터민 고용의 성공모델을 만들면 빠르게 확산될 것이다.


△산단 분양 전망은
전망은 밝다.

산업용지에는 패션 관련업계의 공장 12~15개 정도가 입주하게 된다.

상업시설은 10~20개 정도가 될 것이다.

일본 회사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우선은 국내사를 대상으로 할 계획이다.

정부와 입주예정 기업의 파이낸싱에 대한 협의를 매듭 짓고 6월께 사업설명회를 갖고 분양에 착수하려 한다.

상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주거타운을 겸하는데
제일 큰 문제가 주거시설이다.

임대주택을 지어 산단 근로자들을 위한 주거공간을 제공하려는 계획이다.

정부도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산단 내에 주거시설을 허용한 선례가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주거와 생산이 융합되는 형태가 돼야 한다.

임대주택을 지어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계획에는 정부도 공감하고 있다.

새터민과 다문화 자원을 집단 고용하려면 주거공간이 필수적이다.

이들에게는 동병상련의 의지할 수 있는 이웃이 생긴다.

모국에 대한 향수를 달랠 문화관 등 시설을 만들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문화교류의 장으로 키워야 한다.


△해법은 있나
공사가 어느 정도 진척되면 임대주택을 먼저 착공할 수 있게 해달라고 지경부에 요청 중이다.

또 하나원의 프로그램 중에 새터민 봉제교육과정이 있다.

16주 교육과정을 마치면 해산되는데, 그보다는 3년 정도 기업에 취업시켜 국내 정착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을 전달하고 있다.

정부와 민간이 동반해 풀어나가야 할 사회적 문제라는 관점에서 산단 조성을 진행할 생각이다.


△산단 조성과정에 애로사항은
충주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있어 별다른 어려움은 없다.

다만 산단 조성지 인근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

골프장이 들어서는 지역의 보상처럼 발전기금을 요구하는 등 애로를 겪고 있다.

지역발전을 이끌어 낼 산단을 오히려 주민들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하는 상황인데….

△지역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충주 지역경제발전에 녹색패션산단이 일익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시민들께서 따뜻한 관심의 눈으로 지켜봐 주길 당부드린다.
/대담·정리=이현기자

▲ 이만중 보끄레머천다이징 회장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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