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은 그만큼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가슴속에서 우러러 나왔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존경심이 이제 먼 기억이 됐다. 지난 15일 31회 스승의 날 언론을 장식한 것은 스승에 대한 고마움이 아니라 '교권추락' '촌지감사' 등이다. 그동안 연례행사처럼 스승의 날을 앞두고 잡음이 불거졌던 것도 사실이다. 이로 인해 교육청에서는 암행감찰반을 운영하는 가하면 일선 학교들은 재량방학 일로 정해 아예 쉬는 날로 만들기도 했다. 스승의 날 촌지수수 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보자는 고육지책이었다.

스승의 날은 지난 1964년 4월 청소년적십자단원 대표들이 전북도 전주에 모여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면서 시작됐다.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높이고 스승의 은혜를 기억하자는 취지였다. 이러한 날이 불과 30여 년만 교사들에게는 굴욕적인 날로 변질 된 것이다. 오죽하면 교육계 내에서 스승의 날 폐지론과 교사의 날로 전환 또는 날짜를 2월로 옮기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그동안 불거졌던 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아직도 대다수 교사들은 애써 드러내지 않은 채 교육자로서의 소신을 지키며 생활하고 있다. 특히 교육자로서의 양심을 잃지 않고 묵묵히 학생들을 지도에 열의를 다하고 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라듯 한 두 사안이나 예전 일들을 들춰내며 교사들을 매도해서는 안된다. 우리나라 교육 현장의 최일선에서 학생들을 보듬어주고 바른 길로 인도하는 교사들의 어깨가 처지면 교육이 무너진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이제라도 스승의 날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 볼 때다.



/장병갑 사회·교육문화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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