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먼 이국에서도 그리운 데 북유럽 선진국 노르웨이로 연수를 떠났다.핀에어를 타고 헬싱키를 경유해 오슬로가 목적지이다. 단순한 관광이 아닌 연수차원이라 사실 더 기대가 되었다. 도착 다음날 바로 오슬로 시내에 위치한 울레발 초등학교를 방문해 학교폭력을 다스리기 위한 벤치마킹에 들어간다. 청바지 차림의 스마트한 교감이 우리 연수단을 환영하고 올베우스 프로그램을 소개해준다. 베르겐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올베우스는 1970년대 초부터 학교폭력 문제에 관심을 갖고 체계적으로 연구한 결과 큰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이웃나라들에서도 도입해 주목을 받는 방안이라고 한다.

초·중·고에서 "우리는 다른 학생을 괴롭히지 않는다","우리는 괴롭힘 당하는 학생을 돕는다" 는 등의 학생 규칙을 만들고, 유치원부터 다른 아동을 괴롭히는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교육한다. 실례로서 교사와 학생은 괴롭히는 행동을 목격하면 거의 반사적으로 괴롭힘 멈춰(stop bullying)라고 외친다고 한다.

가장 인상깊은 것은 학생 곁에는 항상 교사가 돌보고 있고 비상사태가 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교사들이 눈에 잘 뜨는 형광조끼를 입고 근무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형식이 아닌 디테일한 대책이 눈길을 끈다. 결국 성인들의 의식 및 개입을 필요조건으로 학교 당국이 적극적으로 학생들의 동료관계를 개선하고 학교를 안전하고 즐거운 장소로 만들 책임이 있음을 전제하는 것이다.

연수 끝날 1994년 동계올림픽이 열린 릴레함메르를 탐방하고 인천공항에 무사히 착륙했을 때 나도 모르게 핀에어 조종석을 향해 허리굽혀 깊게 인사를 했다.장시간 비행기를 타야하는 연수에 부담이 컸었는데 이착륙이 얼마나 매끄럽게 조종을 하는지 새가 하늘을 나는 듯 했고 난기류를 통과할 때도 큰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그 무거운 비행기를 잘 조종한 것이다. 노르웨이 교사들이나 핀란드 파일럿이나 전문성을 드러낸 5월의 강자인 것이다.

귀국 다음날 학교에 가니 제 31회 스승의 날 기념 '사랑의 음악회'가 열린다는 초대장이 기다리고 있다. 딸애에게 용돈을 쥐어주며 같이 가자하여 온 가족이 함께 충북학생교육문화원을 찾았다.

사제동행 베르디의 축배의 노래 이중창도 좋았는데 끝부분에 공군사관학교 군악대의 특별공연은 기대 이상의 열정과 전문적 엔터테이너의 수준으로 스승들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최고의 무대였다. 아리랑을 블루재즈로 연주해 딱딱한 군의 이미지를 날려보내더니 스튜어디스 같은 여중위의 노래가 관객들을 행복하게 매료시킨다. 젊은 남자 단원들의 물분수가 튀어오르는 타악 퍼포먼스는 정말 파워플하고 기막힐 정도의 연주였다. 모두가 환호했다.공군의 연주와 멋진 핀란드 파일럿이 겹쳐 오월은 하늘로부터 내게 도 스마트하게 다가왔다.

2012년 주5일제가 학교에도 전면 시행되면서 예년과 달리 토요일에 모교 동문체육대회가 5월의 쨍쨍한 태양아래 대운동장에서 열린다. 줄지어 쳐진 녹색 텐트가 축제분위기를 고취하고 운동장 곳곳을 가득 메운 존경하는 선배, 사랑하는 후배 그리고 캠퍼스 발자국마다 아련한 추억을 함께 하는 동기들과의 만남 그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5월의 꽃이다.

트위터 팔로워 130여만명을 돌파한 이 시대의 신 지성, 그는 화천에서 힘주어 말한다

'지금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대는 절대 강자다.'5월을 사는 우리 교육가족 모두는 절대강자이다.



/박종순(회인초 교감,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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