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 의해 교사가 무릎을 꿇었다는 보도 이후 파장이 적지 않았다.

수업시간, 좀더 쉬운 설명을 위해 뚱뚱한 학생과 마른 학생을 예로 들은 것이 화근이었다. 뚱뚱한 학생이 자존심이 상한다며 울기 시작했고, 학생들은 교사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무릎 꿇고 사과하라는 학생들의 장난끼 섞인 군중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지난 3월 임용된 이 교사는 당황한 나머지 학생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고 빌었다.사건 이후 전국 언론에서 교권 추락의 단면을 보여준 것이라며 시끌벅적했다. 그런데 이 일이 현재는 논란 거리가 됐다. 해당 학교에서 조사 결과, ‘학생에게 가까이 간 뒤 낮은 자세로 앉아 다독거리며 사과했다’고 교육청에 보고했기 때문이다.

뒤늦게 취재에 임한 언론들은, 그래서 이 사태를 논란 사안으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학생과 교사 둘 중 하나는 사실을 과장하거나 축소하고 있는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교육 당국에서는 벌어진 일에 대해 쉬쉬하며 억지로 구겨 넣으려 한다. '아니땐 굴뚝에 연기나랴’는 속담이 있듯이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다. 이번 사태는 경력이 짧은 교사의 대처 능력 부재와 학생들의 스승에 대한 존경심 부족이 원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렇다면 향후 교사에 대한 응대 교육이 필요할 것이고, 학생들에게는 외부 강사를 불러서라도 태도 변화를 유도해야하는 것이 마땅하다. 교육계의 사건은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힘든 점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최소화하려는 사전 예방 노력과 사태 후 재발 방지를 위한 능동적 움직임은 필요해 보인다.



/이정규(음성 주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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