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 매트' 세계인 건강 잠자리 챙긴다

옥천의료단지 내 1만평 부지 확보... 2010년 입주 예정



▲ 온돌문화의 생활접목을 시도하는 ㈜한솔의료기 전경.
한글, 금속활자와 함께 '한민족 3대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히는 '온돌'(ondol). 영국 브리태니커 백과사전과 옥스퍼드 사전에도 '한국의 바닥 난방장치'로 당당히 올라있을 정도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축문화다.

특히 일본에서는 최근 온돌을 이용할 경우 알러지와 같은 피부질환은 물론 감기,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까지 내놓으며 온돌을 극찬하고 있다. 페치카(벽난로)나 라디에이터(방열기)를 사용하는 독일과 스위스, 덴마크 등지에서도 신축주택의 절반 가까이가 온돌을 선호하고 있는 추세.

이처럼 우리나라 온돌의 우수성을 일상생활에 접목시키는 곳이 있다. (주)한솔의료기(대표 최훤). 온열매트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창립 6주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난방이라는 단순한 의미를 뛰어넘고 있다. 냉방과 난방을 겸한 제품출시에 이어 최근에는 온수이용으로 전자파로부터의 해방을 선언한 것이다. 기능성을 강화한 이 제품들은 친환경 웰빙시대에 꼭맞는 아이템이다.

충북 옥천군 의료기기단지에 1만여평의 부지를 확보하고 2010년까지 총 80억원의 투자하겠다는 온열매트 선두업체의 오늘과 내일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온돌문화의 세계화'를 향한 당찬 야심



(주)한솔의료기의 역사는 2001년, 레포츠 산업관련 일들을 훌훌 털어버린 최헌 사장과 강기호 경영본부장의 만남에서 비롯된다. 콘도와 제트스키 등 고급스포츠 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할 당시, 시장 한 켠에서는 주거문화의 변화 속에서 온돌문화의 '조용한 부활'이 준비되고 있었다. 이들 두 사람은 누구보다 이같은 시장흐름과 사업 가능성을 정확하게 읽어냈다.

아파트 등과 같은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한 주거문화 변화와 함께 획일적인 중앙난방식 또는 지역난방식 시스템은 소비자들에게 온돌문화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와 같은 시대적 변화는 이들에게 온열매트 업계의 문을 두드리는 단초를 제공했다.

한솔의료기의 직감은 곧바로 소비자 구매욕구 분석과 이를 기초로 한 신제품 개발로 이어졌다. 항균과 살균효과가 뛰어난 은(銀)을 이용한 활성탄매트와 냉온겸용매트, 온수매트 등 매트시장에서 신기술로 인정받는 3개 제품은 소비자들로부터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이다. 매출실적은 평균 80~100억정도. 재료비와 인건비, 경영비, 광고비를 제외하고도 순수익이 10억원 이상이다.

이처럼 3년 이상 앞서가는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한솔의료기가 최근 해외시장 공략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온돌문화를 세계인의 안방에 보급함으로써 쾌적한 잠자리문화를 선도하겠다는 게 가장 큰 이유. 추운 곳일수록 온열매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만 '이열치열(以熱治熱)'의 개념을 도입, 태국과 필리핀 등 더운 나라에서도 혈액순환과 건강유지를 위한 '찜질'개념으로 다가서고 있다. '온열매트=난방'이라는 오랜 공식이 한솔의료기에 의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매트 제작 과정제품실험실온수매트 가교



냉난방 겸용 매트? 전자파 위험 없앤 온수매트로 업계 기술 선도



한솔의료기의 기술개발 릴레이는 숨이 가쁠 정도다. 회사를 설립한지 불과 2년 만에 항균효과가 탁월한 '은세라믹 매트'를 출시한데 이어 1년 만에 은 황토매트와 은 활성탄매트를 각각 출시했다. 이는 기존 은을 가루로 만들어 압착시키는 수준을 뛰어넘어 은을 실처럼 얇게 쪼갠 다음 하나하나 가닥을 꼬아 실을 만들고 매트원단을 직조했다. 이 원단으로 황토를 압축시켜 만든 부직포와 전열선 등을 봉제하면 세탁이 불가능한 매트를 각종 세균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한솔의료기는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2년만에 사계절 냉온매트를 선보였다. 그동안 난방과 찜질개념의 온열매트로만 인식되던 매트시장의 일대 변화였다. 한쪽은 기존 온열매트를 유지하면서도 다른 한쪽은 통풍구와 함께 쿨 매쉬를 깔아 시원한 바람이 나오도록 한 기술이다. 누워있으면 산들바람이 매트 안에서 불어와 일반인은 물론 오랫동안 병석에 누워있는 욕창환자에게 각광받고 있다.

한솔의료기가 최근 다시한번 기술혁신을 이뤄냈다. 온열매트의 가장 큰 단점은 전자파. 전기를 사용하다보니 전자파의 위험을 아예 차단할 수 없었다. 일부 동종업계에선 자사 제품에 대해 '전자파 no'를 선언하고 있지만 전자파의 100% 차단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고민 끝에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되는 온열매트를 개발했다. 전선 대신 물을 데워 그 온도로 매트를 데우는 온돌의 또다른 변화. 기술보완을 위해 1년 동안 실험을 거듭한 성과였다.



끊임없는 기술보완이 선두업계 유지비법



그러나 원리에서 접근한 이 제품은 시행착오로 이어졌다. 매트 안의 호스가 터져 물이 새거나 조절기 내에 침전물이 쌓여 온열효과가 반감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어린아이가 매트 위에서 뛰어놀 경우 물통의 물이 역류하고 침대생활 가정의 경우 물통에서 매트로 전달되는 압력이 낮아 제대로 순환되지 못하는 것도 문제점 중의 하나였다. 숙면을 방해하는 모터소음은 시급히 해결해야할 숙제였다.

그러나 한솔의료기는 이같은 문제점을 불과 1년만에 해결했다. 우선 호스가 눌리거나 터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매트를 일정깊이로 파고 호스를 삽입한 후 부직포로 누르는 일명 '가교'를 이뤄냈다. 이로 인해 몸무게가 무거운 성인이 앉거나 뛰어도 호스가 눌릴 염려가 전혀 없다. 여기에다 물통에 가라앉는 침전물 흡착을 방지하기 위해 가열봉을 별도로 분리시켰다. 봉의 진동으로 침전물의 흡착을 차단함은 물론 모터에 열을 식히기 위한 팬도 함께 부착했다.

매트 내에 들어가는 호스길이는 총 3미터 정도. 처음 1.2리터 정도의 물을 넣은 후 작동시키면 자연증발을 제외한 물 손실이 거의 없어 보름마다 약간의 물만 보충하면 반영구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1년 동안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보완을 거듭한 끝에 얻어낸 성과물이다.



옥천물류단지 등에서 미래에 대한 가능성 확인



충북 옥천군 옥천읍 가풍리 일원에 14만6209㎡(약 4만4000여평) 규모로 조성되는 의료기기·전자농공단지. 한솔의료기가 이곳 입주를 결심하게 된 건 중소기업으로서는 해결하지 못할 과제들을 공동으로 풀어갈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다.

중소기업에게 있어 가장 힘든 문제는 해외시장 판로개척. 시장에 대한 정보와 판단, 수출에 필요한 각종 절차 등은 보통 까다로운 게 아니어서 혼자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제안 중 하나가 단지 내에 지역대학과 공동으로 부설 연구소를 설립하고 학교와 산학협력을 맺음으로써 고급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연구소를 통해 각종 기술개발을 마음 놓고 추진할 수 있으니

여기에다 타 지역의 절반 가격에 공급되는 부지는 도심에서 분산운영하고 있는 한솔의료기의 생산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조건을 전제로 한솔의료기는 총 80억원의 투자을 약속했다. 부지매입비(1만평) 35억원과 건축비(3000평) 30억원, 기타 시설설비비 15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각 1000평 규모의 공장건물 3개동을 건축하고 원스톱 생산라인을 구축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내놓고 있다. 이들에게 '옥천'은 '온돌문화 세계화'를 이뤄낼 '드림(dream)'의 땅이 되고 있다. /이성아 기자 yisunga@




기능성 온열매트로 온돌문화 생활화 시도



▲ 강기호 경영본부장
"대부분 업체들이 해외수출 실적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소비자 대부분이 교민들입니다. 이는 진정한 수출이라고 볼 수 없어요. 세계 각국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맞는 제품개발로 자발적 구매를 유도하는 게 열악한 수출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주)한솔의료기 강기호(51) 경영본부장은 지난 7년여 동안 회사를 이끌어오면서 해외수출에 대한 고민의 끈을 놓지 않는다.

그가 레포츠 관련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온열매트 시장에 뛰어들었던 것은 우리나라 온돌에 대한 우수성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데워진 바닥의 공기가 천정으로 올라가 식어지면 또다시 바닥으로 내려와 데워지는 '순환방식'의 온돌문화는 자연의 법칙을 따른 우수한 건축문화다. 고유가시대에 에너지도 절약하고 건강도 유지할 수 있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난방시스템. 하지만 주거문화의 변화와 함께 온돌문화 또한 위축되기 시작했다.

이를 안타깝게 바라보던 강 본부장은 직접 온돌문화의 생활화 시도를 결심했다. 그 결과 온열매트에 안주하는 타 업체와는 달리 냉온겸용매트를 출시하고 온수를 이용한 매트를 개발해 전자파의 위험을 없앴다. 평소 꼼꼼히 지켜보고 연구한 결과다.

러시와와 몽골, 중국을 중심으로 온열매트를, 태국과 필리핀, 베트남 등지를 중심으로 냉열매트의 세계화도 그가 이뤄내야 할 중요사업이다.

"사계절 소비자들이 찾는 온돌문화를 이뤄가는 게 꿈"이라는 강 본부장. 그의 어눌한 말씨가 오히려 순박함으로 느껴지던 인터뷰의 끝자락. 사무실 창밖에는 온돌을 그리워지는 늦가을이 걸려있었다. /이성아 기자 yisunga@



회사연혁

2001.10. (주)한솔의료기 설립
2001.12. 식약청 의료기기 제조허가
2003.09. 은 쎄라믹매트 출시
2003.10. iso 9001 품질경영시스템 인증
2004.08. iso 14001 환경시스템 인증
2004.10. 전자기장환경인증 취득
2004.12. 동종업계 매출 1위 150억 돌파
2005.09. 활성탄 은 황토매트 출시
2006.06. 사계절 냉온매트 출시
2006.10.온수보일러 찜질매트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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