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도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다.

지난 5일 개원할 예정이던 19대 국회는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여야가 한치의 양보도 없이 맞서며 결국 10여일째 무노동이다. 물론 세비는 다 받는다. 최근 문을 연 호화청사에서 편히들 쉬신다.

민주통합당은 현재 18개 국회 상임위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정무위, 국토해양위 등 새누리당이 위원장을 맡아온 3개 상임위원장 가운데 하나를 넘겨달라는 요구인 반면 여당인 새누리당은 법사위원장직을 넘겨받아야 고려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은 다만 협상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전통적으로 여당이 위원장직을 맡아온 외교통상통일위나 국방위를 넘기는 방안을 제안했다가 최근 종북논란이 불거지면서 이마저도 거둬들인 양상이다. 나라를 지켜야 할 여당이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외통위와 국방위를 종북 논란에 휩싸인 야당에 넘길 수 있겠냐는 당내 반발 때문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여야가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면서 19대 국회는 개점휴업 상태지만, 밥그릇에 해당하는 국회의장과 부의장 후보만은 속전속결로 선출해 놓고 있다.

유럽발 경제위기라는 먹구름이 몰려오는 난국에도 이들에게는 민생이라는 것 자체가 안중에 없어 보인다.

몸싸움 방지국회, 일하는 국회를 내세우며 출범한 19대 국회에 국민은 속는셈 쳤지만 18대와 별반 다르지 않는 최근 행태에 진저리를 치고 있다.

최근 국회를 찾은 한 충청도민의 목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19대 국회에) 기대를 했던 게 잘못이쥬. 한 초선 의원을 만나보니 어깨에 힘은 잔뜩 들어갔데유. 일은 안하면서 말이유. 국회의원은 놀아야 세비를 받는 가봐유. 이런 식이면 국회의원을 없애버려야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슈~."



/김성호 서울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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