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 주방장 아들·민주화 운동·시인·치과의사·4선 의원 스토리가 있는 인물
거론되는 당내주자 정파에 이끌려 식상 낙동강 전투가 아닌 금강대첩이 분수령

[충청일보] 두메산골 촌놈이 대통령까지…. 참 파란만장한 인생이다. 충북 괴산군 청천면 두메산골에서 중국집 주방장에 아들로 태어난, 가난하디 가난한 집안의 자식 김영환 의원(58·민주통합당·경기 안산 상록을). 성공해 집안을 일으켜 세우겠다는 일념으로 공부에 매달려 청주고를 졸업하고 연세대를 입학하는가 싶더니 유신 치하에서 학생운동을 하다가 제적·투옥·석방·수배가 되풀이되는 길을 걸었다. 이 때문에 15년 만에 겨우 대학을 졸업한 사람.민주화운동 당시 치른 20개월간의 옥고는 가난했지만 법 없이도 살 그의 부모님 가슴에 피멍을 새겼고, 광주 민주화운동으로 1년간 수배 역시 삶의 일부분, 그는 바로 광주 민주화 유공자다. 전기공사기사 1급 등 6개의 자격증을 취득해 5년간 전기기술자로, 이후 수십권의 시집과 수필집을 낸 시인이자 '이해박는 집' 대표 원장 치과의사로, 4선 국회의원(18대 국회 지식경제위원장)과 '국민의 정부'에서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사람, 바로 스펙을 갖추고 사람냄새 나는 그는 참 파란만장한 삶을 이어왔다.그런 그가 충북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충청의 마중물로 중부권 대통령 시대를 열 것"이라며 '중부권 대망론'을 들고 나오는 범상치 않은 용단을 내렸다.

△왜 대권도전에 나섰나
"아이고 김 부장 잘 지냈어요? 내 사무실까지…, 어려운 걸음 하셨구려. 이리로 와요 내가 커피한잔 타 줄테니… 하하." 참 외모와는 딴 판이다. 처음 그에게 관심을 갖던 18대 국회 초까지만해도 부잣집 아들, 귀공자인줄로만 알았다. "저는 모든 것을 떠나 살아온 삶 자체에 스토리를 가진 사람이예요. 중국집 주방장의 아들, 민주화 운동, 단순 조립공에서 전기기술자(자격증 6개), 치과의사, 시인, 4선 국회의원과 장관을 거친 서민의 삶을 제일 잘 알만한 파란만장하고 다양한 삶의 궤적…, 그러니 뭐해요 대권후보 여론조사 0%인데… 하하하." 꼴깍 넘어갈뻔 했다. 유머의 내공도 만만치 않은 듯한 그다.

"영·호남의 패권주의와 기득권을 희석시키기 위해서는 이제 중부권 대통령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게 평소 지론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새로운 지역주의를 주장하는 게 아닙니다.해묵은 영·호남의 패권주의는 국민의 피로도만 가중시킬 것으로, 이제 국민 모두는 지역 패권에 동의하지 않고 있음을 기성 정치권은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충북을 비롯한 충남·대전을 중심으로, 강원과 영·호남 북부, 경기 남부를 잇는 새로운 정치벨트, 신성장 동력 벨트로 국민들의 오랜 피로도를 풀어내겠다는 게 제가 대권에 도전한 이유입니다."

▲ 민주당 당내 대권경선에 뛰어든 김영환 의원이 자신이 스토리가 있으며 지역을 모두 끌어 안을수 있는 대통령 적임자 임을 설파하고 있다.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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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권 대망론의 시작은 정파와 지역주의에서 자유로운 자신의 고향 충북에서라고도 했다.

"(중부권 대통령시대의) 마중물은 바로 내 고향 충북과 충청권입니다. 충북은 국무총리, 국회의장 조차도 배출하지 못한 도세 약한 지역이지만 지역주의나 정파 등에 자유롭고 때묻지 않은 곳으로, 새 시대의 출발점으로 삼기 최적합 지역이죠. 충청도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사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충청 유권자의 향방이 대통령 후보의 운명을 가늠해 왔던 것은 익히 확인된 바다.

1992년 대선 당시 3당 통합으로 충청 정당인 신민주공화당을 흡수한 민자당의 김영삼 후보가 호남의 김대중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승리했고, 1997년 대선에서는 DJP연합으로 김대중 후보가 이회창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다.2002년 대선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신행정수도 충청권 건설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어 승리했고,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승리는 중부권의 지지층이 결집한 결과였다는 것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치 않는다. 따라서 올해 대선 최대 격전지 또한 낙동강 전투가 아니라 금강대첩일 것으로 그는 단언했다.

"충청권에 확고한 연고가 없는 후보가 대통령 주자로 나설 경우 민주당은 충청권에서 의미 있는 득표할 수가 없을 것이고, 대선 승리도 장담할 수 없을 거예요. 박근혜의 충청권 공략을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민주당의 후보는 김영환이라는 거죠. 저는 행정구역상 인구가 가장 많은 경기도에서 4선을 한 중진 국회의원이예요.김대중 국민의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DJ의 적자이자 광주 민주화 운동 유공자인 저는 호남의 지지를 강고히 얻을 수도 있어요. 노동 운동을 하면서 만난 동지이자 인생의 반려자로서 인연을 맺은 제 아내는 강원도가 고향이기 때문에, 영동지역에서도 지지기반을 넓힐 수 있죠. 여기에 청년시절 노동운동을 한 저는 영남에 거주하는 노동자와 비영남권 출신 유권자, 그리고 진보성향의 영남 유권자 표심을 얻을 수 있는 후보입니다. 따라서 호남과 충청, 중부, 그리고 수도권 잇는 서부벨트를 확고히 견인하고, 강원도와 영남에 거주하는 비영남권 출신의 표심을 결집시킬 수 있는 확장성을 가지고 있는 필승 후보는 바로 김영환 뿐입니다."

△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왜 김영환인가
"지금 민주당에서는 손학규, 문재인, 김두관, 정세균, 정동영 등이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으나 박근혜와 대적할 만한 강력한 대항마로 자리매김을 못하고 있어요.이들은 일정 기간동안 민주당의 대권 후보군으로 국민들에게 노정돼왔음에도 지표상 의미가 거의 없는 지극히 낮은 지지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에서 여실히 증명됩니다. 민주당은 정파적 이익이라는 족쇄에 매몰된 식상한 인물들을 통한 낡은 리더십이 아니라 대안의 리더십, 통합의 리더십을 통해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역동적 힘을 지닌 새로운 인물을 통해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어요."

그의 눈빛이 매서워 지기 시작했다. "베이징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뉴욕에서 폭풍을 일으킨다는 나비효과처럼, 민주당이 새로운 인물을 통한 미래가치 지향적 리더십으로 전환한다면 국민들은 희망이라는 장대한 신명의 폭풍을 일으켜 새누리당의 후보를 일거에 궤멸시킬 거예요.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감동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는 인물이 있어야 합니다.또 미래 사회의 대안을 제시할 풍부한 정치력과 국정경험을 지닌 통합적 인물이기도 해야 하죠. 식상한 잠재적 대권주자들을 대체해 새로운 시대의 질서를 선도할 창의적이고 통합적인 인물이 있어야 하는데 그가 바로 김영환입니다."

그는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는 참여정부의 부채에서 자유로운 인물이 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지키기 위해 낙선을 감수하면서까지 민주당 지킴이로서의 외길을 걸어온 김영환이 바로 그런 인물입니다. 그러므로 열린우리당의 부채에 책임이 없는 제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돼야 참여정부 심판론이라는 과거 프레임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국민의 정부가 태동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그에게 올 대선 풍향계를 물었다. "다가오는 대선은 이 땅의 1%의 기득권 세력과 이에 저항하는 99%의 민심과의 싸움이라고 말씀드립니다. 99%의 국민이 살인적 물가폭등으로 인한 심각한 경제난과 내수경기의 부진으로 고통을 받고 있잖아요. 20대의 젊은 층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록금과 청년실업으로 절망을 하고 있고, 30대는 폭등하는 전월세 비용과 대책 없는 육아 정책으로 하루하루를 버겁게 살아가며, 40대는 감당할 수 없는 사교육비로 허리가 휘고 있어요. 개발시대의 주역이었던 50대는 헌신했던 일터에서 떠밀리듯이 퇴출을 당해 거리로 내몰리고 있으며, 60대 이상의 어르신들은 고령화 사회로의 이행과정에서 오는 박탈감과 소외감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계세요. 이들이 이 땅의 99%의 국민들입니다."

그는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르는 듯 인터뷰에 거침이 없었다.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을 빗대며 자신의 대선 경쟁력도 조목조목 설명했다.

"99% 서민의 딸들이 채 한 평도 안 되는 청계천의 다락방에 쪼그리고 앉아 재봉질을 하며 눈물을 흘릴 때, 대통령의 딸 박근혜는 서민의 애환과 눈물을 경험하지 못한 채 청와대 구중궁궐 담장 안에 갇혀 일상과 격리된 1%의 삶을 살아왔잖아요. 특히 박근혜는 새누리당의 최대 계파의 수장임에도 이 땅의 1%만을 위한 부자 감세에 대해 귀를 닫고 있었요. 서민과 중소기업의 고혈을 빨아 성장하는 약육강식 경영 행태를 자행하는 대기업의 비민주적 경영행태에 대해 눈을 감고 있다는 얘기죠. 반면 중국집 주방장의 아들로 태어난 김영환은 가난을 이부자리 삼아 자라면서 99% 서민들이 얼마나 고단한 삶인지를 육화했으며, 이러한 태생적 경험은 사회의 구조를 바꾸기 위해 정치인이 되는 자양분이 됐다고 자신합니다." 그는 지난 6·9 전당대회 당시 김한길 당 대표 후보의 약진에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했다.

"민주당의 당 대표 선거과정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났잖아요. 민심은 민주당의 근본적인 변신과 새로운 인물을 원한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죠. 만약 지난 당 대표 경선과정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저의 대선출마는 웃음거리로 치부됐을 수 있었겠죠. 현실적으로 '뛰어난 자는 열심인 자를 이기지 못하고, 열심인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하며, 즐기는 자는 운 좋은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어요. 전대 과정을 지켜보면서 저는 운이 참 좋은 사람이라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하하하." /서울=김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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