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둘째 아이가 산만하고 말을 잘못하고, 큰딸은 글을 가르쳐도 몰라요."
큰아이는 네 살, 둘째는 두 살, 배에 붙어 있는 아기는 7개월이란다. 그 둘째가 산만하다고, 네 살 큰아이가 'ㄱ, ㄴ'을 모른다고 상담 받으러 왔다. 아이들은 뛰지 않고 조용하면 어디가 아픈 것이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아이가 아니라고 말해주었다. 어머니는 두 살짜리 딸은 걸음마도 늦었다고 한다. 얼마나 늦었는지 물었다. 돌날에 첫발을 떼었다고 말한다. 아기들은 보통 11개월에서 13개월 사이에 걷는 것이 정상발달이라고 안심시키고, 아인슈타인도 다섯 살이 되어서 말을 했어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과학자 중 한사람이었다고 말해주었다.
-워킹맘
이들은 맞벌이 부부로 아이 셋을 어린이집에 8시 10분차를 태워 보내고 어머니는 8시 30분까지 출근하고 남편은 3교대 근무를 하는 관계로 아이들과 눈 맞춤할 시간이 없다고 한다. CCTV를 설치하지 않았어도 어머니의 지침과 아이들이 어머니로부터 받아야 되는 것들의 상실을 알 수 있는 상황이다. 가정과 직장 일 모두 완벽하길 바라는 슈퍼맘신드롬이 개선되지 않는 한 워킹맘들은 더욱 고단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2012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워킹맘 10명 중 3명은 직업과 건강 경제상황 등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만족하는 비율은 24.1%에 불과했다. 이 어머니의 소진된 모습이 아이들의 행동에 오버랩 된다.
아이들의 개인차를 워킹맘은 어머니가 맞벌이로 아이와 대화할 시간, 책을 읽어줄 시간이 없는 환경적 요인을 강박적으로 느끼며 다른 아이들, 즉 또래와 비교하며 불안해한다.
-어린이의 자아의식
칼 융은 '분석심리'에서 '갓 태어난 아기는 아무것도 없는 백지상태가 아니고 바다처럼, 대지처럼 무의식 속에 수많은 생명의 씨앗들을 그 안에 품고 있다. 다만 그것이 아직은 어둠속에 있어서 드러나지 않거나 그 드러남이 극히 미약하여 겉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일 뿐이다. 갓난아기는 태어나면서 이미 장차 성장하면서 발휘하게 될 모든 정신활동의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 그 많은 가능성 가운데 자아가 있다. 다만 자아는 무의식 속에 잠재적으로 존재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의 잠재력을 어떻게 도와주는가는 '어머니'라는 이름을 가진 전문 직업인의 몫이다. 어머니는 자아의식을 꿈꾸게 하고 깨어 있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훌륭한 직업인이다. 영아기에 최초로 느끼는 자아는 외부세계에 존재하는 막강한 힘을 가진 어머니에 의해서 형성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어머니' 라는 직업에 대한 책임감과 자긍심을 갖추고 그 역할을 다하는 것이 전문가답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부는 서로 사랑하는 눈빛이 아름답게 보였다. 치료자는 남편에게 "아내를 사랑하고 도와주어서 고마워요."라고 말하고 "아이들은 그들의 세계에서 충분히 즐겁고 행복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이며 상담을 마무리 하였다.
조기교육은 어린나이에 무엇을 일찍 가르치라는 것이 아니라 각 연령에 따른 발달단계가 되어서 무엇이든 받아들일 결정적 시기가 되었을 때, 어머니는 조기 개입하여 아이들이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그리고 그 단계에 맞는 과업을 수행할 수 있는 잠재능력이 있음을 알고 때를 놓치지 않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어머니'라고 말해주었다. 이것이 세상에서 가 위대하고 가장 힘든 '어머니'라는 직업이고, 그 일은 어머니 외에는 아무도 누릴 수 없는 특권임을 강조하고 자긍심을 갖도록 파이팅 하였다.
/문채련 충북 가족치료연구소 소장.문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