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에 전염병이 돌고 있다. '감투병'이라는 몹쓸병이 지방의회를 쓸고 있다.

한 두곳도 아니다. 지방의회가 있는 곳이면 이 병에 걸리지 않은 의회가 없을 정도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현재 지방의회들은 7월을 기점으로 후반기의회에 돌입, 원구성을 하고 있다.

의회를 운영할 책임자를 뽑는 중요한 일지만, 의원들은 '감투병'에 걸려 한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혈안이 돼있다.

청주시의회는 민주통합당이 새누리당과 사전에 합의한 사항을 깨고 최광옥 의원을 지지해 부의장으로 선출, 서로 마음이 상해 상임위구성은 언제 이뤄질지 모른다.

영동군의회는 다수당인 민주당이 소수당인 새누리당을 배려하지 않는다며 보이콧, 민주당의원들끼리 부의장을 선출했다.

영동군의회도 다수당인 민주당이 의장·부의장을 싹쓸이하자 이에 반발해 일부 새누리당의원들이 상임위원장 투표에 불참했다.

단양군의회는 새누리당이 다수당이면서도 내부조율 실패로 의장은 물론 부의장도 배출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말타면 경마잡고 싶단 옛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다. 명색이 지역주민을 위한 의원이라는 사람들이 일은 뒷전이고 자리 차지하는데에만 목숨을 걸고 있다.

비난을 넘어 연민이 정이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충북도의회만 이 몹쓸병에 걸리지 않았다. 도의회는 다수당인 민주당의 김광수 의원을 선출하고 부의장 2석 중 1석은 새누리당에 양보했다. 또 교육위원회의 상임위원장을 교육위원들의 몫으로 양보하기로 했다고 한다.

형만한 아우가 없다고 하던가. 가뭄끝에 내린 한줄기 단비같은 도의회의 모습에서 모처럼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한기원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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