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초 충북 교육의 수장 이기용 교육감이 도민들에게 머리를 숙여 사과한 일이 있었다. 이 교육감은 전국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가 발표된 뒤 도민들에게 '죄송하다'는 사과부터 했다. 이 교육감은 "전국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를 보고 도민 여러분께서 받으셨을 충격을 생각하면서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희망을 드려야 할 충북 교육이 실망스런 모습을 보인 것은 모두 교육감의 책임"이라고 '내 탓'으로 돌렸다. 당시 평가 결과를 분석하면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가면서 성적이 일취월장해 오히려 칭찬·격려를 받아야 했음에도 '초등 전국 최하위'라는 한 부문의 오명에 변명이나 해명 한마디 없이 도민들에게 머리부터 숙인 것이다.


- 전국의 주목받는 충북교육


이랬던 충북 교육이 요즘 전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이 3년 연속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최우수를 기록한 데 이어 최근 발표된 교육과학기술부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매우 우수'로 '전국 최우수 교육청'에 선정됐다. 1996년 시·도교육청 평가가 시행된 이래 처음으로 전국 최우수교육청이 됐다. 도교육청은 이번에 기초학력 미달 비율, 학업중단 비율(고교), 지방교육재정 효율화, 유·초등 돌봄 지원에서 '매우 우수', 초·중등 진로교육 활성화, 교원연수 활성화, 교육지원청의 학교지원 활성화, 방과후 취약계층 지원, 안전한 학교환경 조성, 학부모 만족도, 청렴도에서 '우수' 평가를 받았다. 시·도 특색에 맞는 교육정책에 대한 평가에서는 이 교육감의 공약이자 농·산촌 교육의 선도 모델인 '명품 기숙형 중학교 만들기'와 '학부모 OPEN 프로젝트'에서 '매우 우수' 평가를 받은 점도 눈에 띈다.

재정·규모에서 열악한 도세에도 충북 교육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도교육청이 지난 3년간 받은 시·도교육청 평가 인센티브가 243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올해 최우수 교육청 선정으로 130억원 이상의 특별교부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저조한 '매우 미흡' 평가를 받은 서울·경기교육청의 16억여 원보다 무려 8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인구 1000만명 대인 서울·경기와 학생 수 대비로 환산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차이는 실로 엄청나다. 이 교육감이 도민들에게 머리를 조아린 지 만 3년여 만의 '교육의 기적'이다. 충북은 이에 앞서 지난 5월 열린 전국소년체전에서 '3년 연속 3위'의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인구·경제적인 면에서 전국의 3%에 불과한 충북에서 학생들의 '학업'과 '체력', '교육 행정'의 3박자가 이뤄낸 쾌거다. 미사여구(美辭麗句)도 필요없다. 한마디로 충북 교육계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로 정의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 주목받지 않는다면 오히려이상하지 않겠는가.


- 머리 숙인 지 3년 만의 기적


도교육청은 이 같은 성과를 '능력과 품성을 겸비한 세계인 육성'을 교육지표로 정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행복한 충북교육 구현을 위한 학력 신장, 창의성 교육, 품성 함양, 교육복지 실현에 2만4000여 교육가족 모두가 헌신적인 노력과 교육력을 집중해 온 결과'라고 단정했고, 인센티브 전액을 교육여건·교육환경 개선에 투입할 방침이라고 한다. 미래의 충북교육을 위해 재투자한다는 것이다. 도육청은 여기에 만족하지 말고, 지금까지 쌓아온 성과를 더욱 견고하게 하고, 진정 학생들이 행복하고 학부모가 만족하며 교육 가족이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역량과 지혜를 결집해 나가기를 주문한다. 콩 심은 데 콩이 난다는 진리가 확인됐다. 앞으로 팥 심은 데 팥이 나도록 충북도민 모두가 충북교육을 격려하고 보다 많은 관심을 쏟기를 기대한다. 충북의 미래가 아이들 교육에 달려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김헌섭(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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