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세대가 배운 영어는 학생들에게 공부하기만 강요했기 때문에 실제로 사용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이제 영어는 모든 외국어를 초월하는 국제어이다.
하버드 대학의 헌팅턴은 영어가 문화와 문화의 의사소통 수단으로 쓰이면서 서로 다른 문화적 정체성을 오히려 강화시키고 있다는 재미있는 분석을 내놓았다. 즉 어떤 문화권 사람들이 영어를 쓴다고 해서 생각마저 영어화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언어학자 피시먼은 영어가 이제 세계어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특수한 의사소통 도구일 뿐 특정 문화만을 대변하는 언어가 아니며 인종적 특성이 거의 탈색된 탈인종화된 언어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효율적인 의사소통의 언어로서 영어를 사용하고 있을 뿐 한 문화에 종속되고 싶거나 종속되었기 때문에 이를 사용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정보와 지식을 가장 폭넓고 깊게 담고 있는 영어의 장악 여부는 이제 앞으로 각 개인의 몸값은 물론 사회, 조직, 국가에 이르기까지 크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한다.
영어 조기교육은 이미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다급한 필수가 되었다. 일반적으로 7세까지는 프로그램과 환경에 따라 2개 정도의 언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습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 엄청난 예산을 들여 원어민을 각 학교에 들여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우리 학교에도 원어민과 토크장학생이 있는데 이들로부터 배운 영어가 부지불식간에 저질러진 다급한 상황 속에서도 영어로 안부를 물을 정도로 아이들은 이제 국제어인 영어에 능숙해지고 있는 것이다.
공에 맞은 아이의 안부보다 공을 찬 아이의 영어 구사력에 감탄하면서 당당한 얼굴로 뛰어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리고 그 등 뒤에 얹힌 조국의 밝은 미래를 생각했다.
모국어를 먼저 완벽하게 습득해야 외국어도 잘 할 수 있다거나 언어학적으로 어린 나이에 영어교육을 받을 경우 발음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큰 효과를 볼 수 없다는 반대론자들도 이런 상황을 보면 생각이 많이 달라질 것 같다.
영어는 더 이상 외국어가 아니다.
/이진영 매포초 교장


